[나는 달린다. 고로…] 러너 정민용 씨의 꿈

인생 첫 마라톤 도전…연습 또 연습! 1km씩 늘리며 넘은 ‘10km’의 벽 ‘오늘도 해냈다’는 성취감에 뿌듯

2025-10-17     유시연 기자
지난 5월 열린 광주 한 마라톤 대회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 연관 없음.

 퇴근 후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스쳐가는 마음일지 모른다. 하지만 정민용(28·광주 남구) 씨는 그 마음을 실천으로 옮겼다. “처음엔 그냥 건강해지고 싶었어요. 퇴근 후 할 수 있는 운동 중 러닝이 제일 간단해 보였거든요. 장비도, 준비도 필요 없으니까요.”

 맨몸으로 달리기 시작한 지 1년 반. 그의 러닝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온 건 작년 생일이었다. “여자친구가 러닝화를 선물해줬어요. 그 전엔 아무 신발로나 뛰었는데, 그때부터 ‘진짜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죠.”

 그 이후로 그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꾸준히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목표가 없으니 금세 나태해졌다.

 “귀찮아서 미루기도 했죠. 그래서 마라톤처럼 확실한 목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오는 11월 8일 열리는 해남땅끝전국마라톤대회에 지인과 함께 참가한다. 첫 마라톤이기에 10km 부문에 도전하며, 목표는 55분 이내 완주다.

 10km를 1시간 이내에 완주하려면 평균 페이스를 km당 약 6분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데, 최근 6분 정도의 페이스를 기록하고 있어 1시간에서 5분을 더 축약해보는 것으로 목표를 높였다.

 처음부터 잘 뛰었던 건 아니다. 군 시절에도 3km가 한계였기에 처음엔 2~3km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1km가 길더라고요. 하지만 하루씩 늘리고, 페이스도 조금씩 줄였죠. 그렇게 최근에는 10km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그에게 러닝은 매번 스스로 정한 거리를 완주하는 순간마다 작은 성취감을 안겨준다. 날마다 ‘오늘도 해냈다’는 느낌이 쌓이고, 달리는 동안 몸뿐 아니라 마음도 단단해진다.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이뤄나가는 건 일하면서는 느끼기 힘든 성취감을 줘요. 잡생각도 사라지고요.”

 그는 트랙보다는 집 근처 골목과 거리를 달리는 것을 선호한다. “트랙은 기록을 카운팅하기 좋지만 반복적이라 지루해요. 제가 다니는 길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날씨나 사람들의 에너지도 느낄 수 있거든요.”

 기억에 남는 러닝 코스는 나주 승촌보 자전거길. “강변을 따라 달리는데 바람이 시원했어요. 10km 완주에 힘들었지만, 지나가던 아저씨들의 ‘화이팅!’ 응원이 큰 힘이 됐죠.”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엔 러닝 아이템이 많아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어요. 과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패션 문화로 자리 잡는 것도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일단 뛰어보길 권합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