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첫 ‘LPGA’ 6만 관중 성료...‘관람문화 성숙’은 과제로
파인비치, 세계 무대 데뷔… 약 60억 원 지역경제 효과
호남 최초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정규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땅끝 해남을 세계 무대에 올려놓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전남 해남군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열린 이번 대회에 약 6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60억 원 규모의 지역경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유일의 LPGA 정규대회인 만큼 전국의 골프 팬뿐 아니라 해외 취재진과 관광객들도 대거 방문했다. 대회는 전 세계 170여 개국, 5억7천만 가구에 중계되며 ‘해남’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해안 절벽 따라 펼쳐진 파인비치, ‘시크릿 가든’서 ‘명품 코스’로
이번 대회가 열린 파인비치 골프장은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시사이드(seaside) 코스로, ‘한국의 페블비치’라 불려왔다. 접근성이 떨어져 ‘시크릿 가든’으로 불렸던 이곳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 대회가 가능한 명품 코스”로 평가받았다.
현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코스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해남이 새로운 골프 여행지로 주목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집중 방해 일부 갤러리, ‘예절 골프’ 과제
대회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지만, 일부 갤러리의 비매너 관람 태도는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의 퍼팅이 끝나기도 전에 이동하거나, 경기 중 큰 소리로 대화하는 관객들이 있었고, 상금 액수를 언급하며 웃음을 주고받는 모습도 목격됐다.
특히 일부 관람객의 휴대전화 벨소리나 통화 장면은 주변 갤러리들로부터 “예절을 지켜달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행위는 정숙과 집중이 요구되는 골프 경기의 특성을 무시한 것으로, 대회 관계자들은 “국제대회로서의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관람 매너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흥행은 합격점, 관람문화는 숙제”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지역 브랜드 가치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면서도, 성숙한 관람문화 정착이 향후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첫 국제대회를 치르며 교통, 안내, 관람 예절 등 세부 운영 전반을 점검할 수 있었다”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환경을 갖춰 향후 국제 스포츠·관광 행사를 지속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고훈석 기자 a010999282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