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디자인비엔날레 65일 여정 마무리

“전시 본질로 돌아가 ‘포용’이란 화두 던져” 유료입장객 4만 5000명…“질적 성과” 자위

2025-11-03     유시연 기자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방문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6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일 폐막했다.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폐막 하루 전인 1일 기준 유료 입장객 4만 5000명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이번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단독 전시로 진행됐다. 19개국 429명의 작가와 84개 기관이 참여해 총 163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주제인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은 차별과 배제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인간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디자인 철학을 담았다.

 행사 개막과 함께 발표된 ‘광주 포용디자인 매니페스토’는 “디자인은 모든 인간을 품는 힘이자 창조의 원천”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비엔날레 측은 이를 통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사회적 담론으로서의 전시를 지향했다고 밝혔다.

 전시 기간 동안 세계디자인협회(WDO) 토마스 가비 회장과 ‘디자인 포 올 유럽’ 라마 기라우 회장이 참여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려 포용디자인의 가치와 실천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세계 6개국 14개 대학의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참여한 ‘72시간 포용디자인 챌린지’에서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관람객 만족도 조사에서는 ‘포용디자인과 삶’을 주제로 한 2전시관의 평가가 가장 높았다. 관절염을 앓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개발한 ‘옥소 굿그립 감자칼’ 등 실생활과 밀접한 작품들이 큰 공감을 얻었다. 관람 동기 조사에서는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28.1%)과 ‘디자인에 대한 관심’(23.6%)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시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방송인 김준호·장동민, 배우 신소율 등 다양한 인사들이 다녀갔다. 특히 신소율은 전시 작품 가운데 ‘점자 양말’을 인상 깊은 작품으로 꼽은 바 있다.

 지역과 연계한 실험적 프로젝트도 주목받았다. 광주·전남 지역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참여한 ‘광주 도시철도 포용디자인 프로젝트’는 광주송정역 유도사인과 안내도, 휴식공간 디자인을 개선하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실제 역 공간에 적용될 예정이다.

 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재단이 12년 만에 주관한 이번 디자인비엔날레는 전시의 본질로 돌아가 포용이라는 화두를 던졌다”며 “관람객 중심의 정직한 운영을 지속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3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폐막 당시 사무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11개 행사장에 총 53만 5000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실제와 달리 방문객 수를 부풀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방문객 부풀림 논란을 겪은 2023년 행사의 반성과 함께, 보다 객관적인 집계 기준을 적용해 무료 초대권이나 단체입장권을 포함하지 않고 1인 1회 유료 입장객만을 기준으로 했을 때 4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행사가 유료 입장객 9만 3000명을 기록한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였다. 비엔날레 측은 관람객 감소의 원인으로 △앞당겨진 전시 일정(8월 마지막 주) △국내외 신규 비엔날레의 확대에 따른 관람 수요 분산 △행사 일정 중복에 따른 숙박 인프라 한계 △긴 연휴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 확대 등을 꼽았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단순히 관람객 수로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의 성과를 판단하기 보단 질적 성과와 성장, 그리고 광주비엔날레다운 사회적 담론 형성이라는 주안점을 포함해 넓게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폐막식은 이날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거시기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도슨트와 운영요원 등 전시 관계자들이 참석해 전시 하이라이트 영상을 함께 관람하며 두 달여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