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비엔날레 주제와 따로 ‘포용 디자인’ 정신 못살려

2025-11-04     드림투데이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65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4만 5000명이라는 적지 않은 유료 관람객을 유치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그러나 이번 비엔날레가 내세웠던 핵심 주제인 ‘포용디자인’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디자인 어떻게 인간을 끌어 안는가”였다. 디자인을 통해 타인을 너그럽게 감싸 안고 받아들이려는 고민의 현장이었다. 다양한 이들의 조건과 차이를 극복하겠다는 숭고한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도 강했다. 또한 ‘포용지덕’이라는 넓은 마음으로 모든 존재를 감싸 안으려는 인간 중심 디자인을 구현하는 대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포용을 앞세웠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장애인들의 전시장 접근이 어려웠고 전시물의 정보 전달에 한계를 보였으며, 점자 표기가 미비해 시각 장애인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간 중심 디자인을 표방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포용 원칙에서 주제와 실제가 따로 놀아 “포용디자인의 역설”이라는 뼈아픈 지적도 피하지 못했다.

 이번 디자인 비엔날레는 포용이라는 주제를 설정하고 특정 계층이나 소수자를 떠안는 것이 주요한 과제였다. 그럼에도 특정 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은 비엔날레의 메시지를 약화시키고, 광주가 지향하는 인간 중심 도시의 이미지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 비엔날레 측은 건물 노후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그 정도로 이해를 구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세계적 디자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획 단계부터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모든 전시물과 안내 시스템에 보편적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드러난 포용성 부족 문제는 작은 배려라는 원칙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깊은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진정한 ‘포용디자인’은 양보다 질로 승부할 때 가능하다는 것 잊지 말기 바란다. 광주비엔날레의 환골탈태를 지켜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