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북구대첩] 민주당 호남 경선 어떻게?
당원 중심? 유권자 중심? 판세 가른다 정청래 대표 “당원 중심” 확고…“민심 괴리” 지적도 “‘경선 승리 곧 당선’ 호남선 특별 룰 필요” 목소리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 7개여 월을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호남권 경선 방식(룰)이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선 후보자 ‘경선 진출이 곧, 당선’ 공식이 작용하는 만큼 권리당원 중심인 현 경선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지역 정가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줄서기·세 결집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현 경선에 지역민 의견을 대폭 반영하는 ‘이재명식 경선 방식’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민주당 ‘절대 우세’ 지역인 호남 민심을 반영하려면 권리당원 비중을 낮추고, 시민 여론조사 비중을 더 높이는 게 핵심이다.
정청래 당 대표가 주창한 대로, 억울함 없는 컷오프, ‘100% 당원’ 중심으로 치룰지, 호남이 점유하는 정치적 위상과 지역성을 대표하는 새로운 경선 룰이 마련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광주시 소재 곤지암 리조트에서 ‘2025년 전국지역위원장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정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행사인 이번 당 행사에서는 조직 정비와 공천 룰이 함께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앙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 심의를 마친 뒤, 이미 출범시킨 ‘지방선거기획단’을 정비해 공천 방식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12월에는 공천 룰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점에선 정 대표가 공언한 경선 방식이 ‘1차(예비후보자 조 편성 후 권리당원 100%)’+‘2차(권리당원 50%·일반국민 여론조사 50%)’ 혼합식이 유력해 보인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달 25일, 민주당 제주도당 당사에서 열린 당원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당원들 참여를 전면적으로 개방하고, 당원들이 직접 후보를 뽑는 선거를 치를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10명 후보자가 있으면, A조와 B조로 5명씩 나눠 1차로 권리당원 투표로만 거른 뒤 당 규정대로 권리당원 일반국민 절반씩 투표해 열린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즉, 당원 주권 정당 취지에 맞게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면서, 컷오프 없이 후보자 경선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호남은 민주당 전통 텃밭임에도, 그간 지역 정가에서는 다수 지역민의 참정권을 배제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컸기 때문이다.
이는 전국 단위 공천 룰을 정하되, 호남 특성에 맞는 새로운 경선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시의원은 본보와 통화에서 “사실 공천 룰을 정하는 건 어렵다. 기본적으로 당원이 당에 소속돼 참여하는 주체로서 투표권을 갖는 건 당연한 이치”라면서도 “그럼에도 호남이 점유하는 기능과 지위를 봤을 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정당으로서 경선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더 반영하는 게 미덕이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조직화된 당원들이 특정 주소지에 집중 가입하는 상황이 암묵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처럼 특정 인물에 유리하게 판을 짜는 경선은 유권자의 실제 의중과 충돌한다”며 “이미 지난 선거에서도 중앙당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지역마다 시민 참여도를 높이는 방법을 적용해온 만큼, 중앙당이 의지만 있다면 별도의 세부 위원회가 꾸려진 뒤 호남 민심을 반영하는 룰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지난 재보궐 담양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지역민 의견을 더 반영했어야 하지 않느냐’란 비판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해찬 전 대표가 도입한 공천이 10년간 유지된 건 어느 정도 합리성이 있다는 말과도 같다”며 “중앙당이 전적으로 공천 룰을 정하는 만큼 기다려 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공천 룰이 빠르게 확정되지 않으면, 기존 정치인이 더 유리하고 새로 출마할 인물들에겐 더 불리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중앙당이 지역 민심을 최대한 수렴해 합리적인 경선 방식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석 기자 mun@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