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수능 EBS 분석] 영어, 오답 매력도 높아 변별력 확보

연계율 55.6%, 총 25문항 빈칸·순서·문장삽입서 중상위권 가려

2025-11-14     박현아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 13일, 광주대성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이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의 출제 흐름을 유지하면서, 지문 이해력을 토대로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으로 분석됐다.

공교육 중심의 학습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구성돼, ‘킬러문항’은 배제했지만 오답 선택지의 매력도를 높여 중·상위권을 변별하는 방식이 적용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14일 EBS가 분석한 ‘2026학년도 수능 영어영역 출제 경향’에 따르면, 올해 영어영역은 듣기 17문항, 읽기 28문항으로 구성됐으며 전반적으로 작년 수능과 동일한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

신유형은 도입되지 않았고, 영어과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성취기준에 따라 다양한 소재의 지문이 활용됐다.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등 영어의 네 기능을 평가하면서도 공교육에서 접할 수 있는 수준의 어휘와 표현이 중심이 됐다.

출제진은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추상적인 표현의 지문을 배제하고, 지문을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는 능력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시험”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교육식 문제풀이 기술에 의존하는 문항은 지양하고, 지문 속 정보를 해석하고 연결하는 능력을 묻는 문항들이 다양한 유형에서 고르게 배치됐다.

핵심 변별력은 빈칸 추론과 글의 순서, 문장 삽입 문항에서 확인됐다. 빈칸 추론 32번은 글쓰기와 대화 방식의 차이를 설명하는 지문으로, 글은 독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정답을 추론할 수 있다. 지문 자체는 비교적 평이하지만, 빈칸 주변 문맥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하는 문항으로 독해력과 통합적 사고를 요구한다.

34번 문항은 Kant의 법철학을 다룬 글로, 법이 인간의 대립적 성향을 제어해 자유와 평화를 보장한다는 주장이 핵심이다. 빈칸을 포함한 문장에서는 글의 주제와 상반된 선택지를 골라야 해 상위권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 분석된다. 글의 중심 내용을 명확히 이해하고, 논지를 추론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글의 순서를 묻는 37번 문항은 철학이 학문 간 지식 융합에 기여한다는 내용으로, 문장 간 논리 관계를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However·This 등 연결표현을 이해하고 글 전체 흐름을 맞춰야 하는 문항으로, 평소 글의 전개를 구조화해 이해하는 연습을 한 수험생에게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문장 삽입 39번 문항은 비디오 게임 세계에서의 지각 방식을 소재로 한다. 주어진 문장은 아바타의 신체를 통해 게임 세계를 탐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후 문장들이 플레이어의 지각 확장 과정을 설명하기 때문에 ③번 위치가 적절하다. 친숙한 소재지만 문맥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야 해 변별력이 높게 나타난 문항이다.

EBS 연계율은 55.6%로, 전체 45문항 중 25문항이 연계됐다. 듣기 및 간접말하기에서는 총 12문항이 연계됐으며, 대화·담화 내용을 재구성하거나 그림·도표 등 연계교재의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읽기 및 간접쓰기 영역에서는 총 13문항이 연계됐고, 연계교재의 지문·안내문·도표 등의 소재를 활용한 간접 연계가 이루어졌다. 비연계 문항 역시 자기관리, 공연예술, 옷의 역사 등 연계교재에서 자주 다뤄진 친숙한 소재가 사용됐다.

전반적으로 올해 영어영역은 절대평가 기조에 맞춰 과도하게 어렵거나 생소한 지문을 배제한 가운데, 지문 응집성과 문장 간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을 중심으로 변별력을 확보한 시험으로 평가된다.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어휘와 문장 구조를 꾸준히 학습한 학생들은 대부분의 문항에서 큰 어려움 없이 정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간접쓰기 등 변별력이 높은 유형도 학교 수업만 충실히 따라왔다면 과도한 부담 없이 해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