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따뜻한 힘 '봉사의 감동 실화' 시민들 울렸다
효자도서관서 2025년 전주시 자원봉사 우수사례 발표회 "누군가의 아버지 돌보는 마음으로..." 주는 것 이상의 행복
늦가을 푸른 하늘이 펼쳐진 21일 오후, 전주시립효자도서관 4층 다목적실에는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15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자원봉사 현장에서의 기쁨과 감동을 공유하는 '2025년 전주시 자원봉사 우수사례 발표회'가 열린 것이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이사장 최이천)가 지난달 진행한 '전주시 자원봉사 우수사례 공모전'에서는 총 12편의 우수사례가 선정됐다. 개인과 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한 공모전이었다.
행사는 오후 1시 30분 개회식을 시작으로 내빈 소개, 공모전 시상식, 우수 수상자 5명의 사례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60분간 이어진 발표는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발표를 듣던 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누군가는 눈시울을 붉혔고, 누군가는 메모를 하며 자신도 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발표회에는 우수상을 받은 5명이 발표자로 나섰다. 김윤지, 김주희, 양경진, 유성호, 유선영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자신의 봉사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놓으며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유성호 씨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한국도로공사서비스(주)에 다니는 그는 치매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직접 돌보지 못하는 미안함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누군가의 아버지를 돌보겠다"는 마음으로 무료급식 봉사에 나선 그는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경험했다. 핑계와 게으름에 익숙했던 자신의 삶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봉사는 나눔입니다'라는 제목의 발표는 봉사가 주는 것만이 아닌 받는 것임을 보여줬다.
양경진 씨가 속한 둥굴레봉사단은 '고귀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물건이 아닌 마음이 전달되는 봉사를 지향한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원하는 간식과 운동화를 지원하고, 어르신들에게는 따뜻한 점심 식사와 도시락을 제공한다.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유선영 전주시새마을부녀회 회장의 이야기는 조직적 봉사의 힘을 보여줬다. 몸이 아파 도움을 받은 경험을 계기로 봉사를 시작한 그는 이제 35개 동별로 조직된 새마을부녀회를 이끌고 있다. 지역 사정을 가장 먼저 파악하고 이웃 곁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며 세대를 잇는 지속가능한 봉사의 길을 걷고 있다.
이경진 전주시자원봉사센터장은 "한 사람의 작은 나눔이 모여 전주의 변화를 만들어간다"며 "시민의 일상에 봉사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앞으로도 자원봉사 현장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과 발표회를 통해 '나눔의 도시 전주'의 가치를 널리 확산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발표회는 봉사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치매 걸린 아버지를 생각하는 직장인, 아파본 경험이 있는 평범한 이웃, 젊은 대학생들 모두가 봉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윤재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