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호 미술상’ 본상 한희원·특별상 박성완 작가

27일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5, 6전시실서 시상식 2024 수상작가전 ‘방정아: 묻다, 묻다’ 개막식도

2025-11-26     유시연 기자
한희원, 가난한 사람들, 1978, oil on canvas, 181x360cm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서양화 부문인 ‘오지호미술상’ 본상에 한희원(1955년생·광주) 작가가, 특별상에 박성완(1984년생·광주) 작가가 선정됐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025 오지호미술상 수상작가 2인의 시상식과 2024 오지호미술상 수상작가전 ‘방정아: 묻다, 묻다’ 개막식을 오는 27일(목) 오후 7시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5, 6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지호미술상’은 한국 서양화단의 선구자 오지호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자 1992년 광주광역시에서 제정한 상이다. 제정 이후 현재까지 본상 32명, 특별상 21명이 수상했다.

 올해 본상 수상자인 한희원 작가와 특별상 수상자인 박성완 작가에게는 광주광역시장 상패가 수여된다. 차기년도에는 본상 수상자에게 1000만 원, 특별상 수상자에게 500만 원의 창작활동비가 지원되며, 본상 수상자에게는 개인전 개최 기회도 제공될 예정이다.

 본상 수상자 한희원 작가는 1980년대 민중미술을 시작으로 죽음·삶·시간 등의 화두에 천착해 서정성과 시적 감수성을 담은 회화 작업을 전개해왔으며, 양림골목비엔날레 추진 등 지역의 역사성과 인문학적 가치 보존에 힘써왔다.

 특별상 수상자 박성완 작가는 민주화 운동부터 최근 탄핵 시위까지 순수 회화의 본질에 집중하면서도 시대 참여적 시선을 견지해온 점에서 선정됐다.

박성완, 대인시장 이모, 2019, 캔버스에 유채, 162x130cm

 2024 오지호미술상 본상 수상작가를 조명하는 ‘방정아: 묻다, 묻다’ 개막식도 개최한다. 방정아(1968~, 부산) 작가는 형상미술의 문맥을 지키면서도 기후변화, 젠더 문제 등 동시대 핵심 이슈를 다루며 회화의 독자성을 제시해온 점을 높이 평가받아 2024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방정아의 예술과 오지호미술상이 지향하는 가치가 만나는 지점에 주목한다. 작가는 거대 담론을 벗어나 자연·일상·개인의 미시 서사를 통해 시대 현실을 투영해왔으며, 특히 예술과 공동체 실천 사이에서 고민한다는 점에서 오지호 정신의 일면과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다.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43점을 선보이며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과 실존에 주목한 ‘방정아 리얼리즘’을 살펴본다. 전시는 사회·여성·생태·일상 등 작가 작업의 네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특히 전시 제목이기도 한 신작 ‘묻다, 묻다’(2025)는 방정아 리얼리즘이 집약된 작업이다.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창작지원금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역사를 질문하기(To Ask)와 땅에 묻기(To Bury)라는 ‘묻다’의 이중 의미를 담았다.

 해방기 이념 대립 속 광양 백운산에 머물며 시대 현실을 마주한 오지호 선생이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미술도구와 그 시절의 기억을 땅에 묻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예술가는 어떻게 시대와 마주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또한 전시장에는 작가의 주요 작품과 함께 작가&비평가 대담 인터뷰 영상도 상영된다. 이 영상은 전시 도록에 기고한 비평가 조은정(미술사가)과 양진호(철학자, 조선대학교 외래교수)의 질문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작가의 작업 세계와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로 제공된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