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커피박 활용기술, 부경하이텍에 기술이전 계약

지역 산학협력 모델로 자리매김 커피 찌꺼기, 폐기물서 자원으로

2025-11-25     윤재필 기자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단장 손정민)과 부경하이텍(대표 정종균) 기술이전 계약체결, 전북대 제공

매일 쏟아지는 커피 찌꺼기가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변신한다. 

전북대학교(총장 양오봉)가 개발한 커피박 활용 친환경 단열재 기술이 1억 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상용화 길에 들어섰다.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4일 오후 4시 부경하이텍과 1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산학협력단 3층 회의실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손정민 전북대 산학협력단장, 정종균 부경하이텍 대표, 김성륜 교수 등이 참석해 협력 의지를 다졌다.

김성륜 교수팀(대학원 탄소융복합재료공학과)은 폐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다공성 탄소 기반 단열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핵심은 탄화 커피박 기반 생분해성 단열재 원천기술이다. 이 기술은 0.04 W/m·K 수준의 저열전도도를 자랑한다. 친환경 용매 기반 제조 공정과 다공성 필러 복합화 기술 등 핵심 요소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건축, 모빌리티, 배터리 모듈 단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관련 특허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전기차와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경량·고단열 소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부경하이텍은 2022년 전북 군산국가산업단지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ESG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 기반 신소재 확보를 추진해 왔다.

부경하이텍은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용 기능성 단열 부품, 경량 단열 내장재, 차체용 열안정화 소재 등 차세대 제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 기관은 기술이전 계약을 계기로 단계적 협력을 진행한다. 먼저 단열재 구조와 성능 실증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이어 경량 단열 부품 공동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수립이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기술 상용화부터 시장 진출까지 체계적인 로드맵을 갖춘 셈이다.

특히 이번 기술이전에서 눈에 띄는 점은 학생 연구자의 참여다. 김성진 박사과정생(탄소융복합재료공학과)은 해당 기술 특허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김 박사과정생은 "학생 신분으로 개발한 기술이 큰 규모의 기술이전으로 이어져 자부심과 희열을 느낀다"며 "연구에 더욱 매진해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 인재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륜 교수는 "바이오 기반 단열재가 자동차 산업에 본격 적용되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다양한 산업군과 협력해 친환경 단열 기술의 응용 범위를 더욱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정종균 부경하이텍 대표는 "전북대의 독보적인 단열재 기술력과 당사의 제조 역량이 결합해 새로운 기술 경쟁력이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정민 산학협력단장은 "이번 기술이전은 전북대학교의 연구성과가 지역기업의 신사업으로 연결되는 대표적 산학협력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지역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기술 발굴과 기술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의 연구 성과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번 기술이전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지원하는 'K-카본 플래그십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창출된 성과다.

해상 P2G 그린수소 육·해상 운송용 수소 저장 플랫폼 기술개발 과제도 기반이 됐다.  학연협력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도 연구를 뒷받침했다. 정부의 체계적인 연구개발 지원이 기술이전이라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정종균 대표는 "전기차 시대가 요구하는 경량·친환경·고단열 성능을 갖춘 차세대 부품 개발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 등 안전 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고성능 단열재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동시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요구도 강해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만 톤씩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가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변신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산업 소재를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윤재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