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라는 중대한 발안이 가서명 되었고 같은 달 23일 체결됐다. 많은 야당 의원들과 전문가,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있으나 국방부에서는 “국민동의가 전제조건이라 말한 적 없다”며 혼란한 틈을 타 협정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 ‘박근혜 게이트’가 대한민국을 집어 삼킨 뒤, 배후 세력들이 밝혀지고 진실의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외면 받던 국가의 주인들은 날마다 더해지는 분노와 상실감에 기꺼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이런 시국에 본 협정을 졸속 합의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본 협정의 구체적 맥락과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자.



동북아 미국: 중국 대결 가속화

 본 협정은 한국과 일본이 비밀 군사 정보를 공유할 때, 제3국으로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협정이다.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을 거칠 필요 없이 대북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 공유의 이면에는 숨은 진실이 있다. 미국과 일본이 본 협정을 체결하려는 이유는 미국과 한국이 배치할 사드가 탐지한 중국과 북한 등의 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려는 것이다. 또한 협정에는 유사 시 한일 연합군사작전으로서 일본의 집단자위권해자위권(국가 또는 국민에 대한 급박한 침해에 대하여 실력으로써 방위할 수 있는 국가의 기본적 권리·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행사를 인정하는 내용이 있다. 이는 일본의 한반도 재진입 가능성을 의미한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역시 문제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본 협정 체결이 미국 주도의 MD Missile Defense(미사일 방어망) 체계에 한국이 편입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한미일 3각 협력 차원에서 한일 양국 간 협력 확대를 촉구해왔다. 북한의 위협에 맞선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며 본 협정 체결을 환영했다. 그러나 중국은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는 본 협정을 경계하고 있다. 따라서 본 협정은 동북아시아의 외교질서가 미국 대 중국이라는 양대 패권세력의 힘겨루기 양상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즉, 한반도 사드배치처럼 강하게 반발하며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방어시스템이나 동맹시스템을 구축은 이에 영향을 받는 주변국을 군비경쟁 혹은 전쟁위기로 촉발시킨다. 본 협정도 이런 맥락에서 경계해야 할 안보정책이다. 결국 이러한 연쇄작용은 동아시아를 군비 경쟁, 전쟁 위기라는 악순환에 빠뜨리고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이 된다.

 본 협정은 2012년 MB정부 당시 국민 몰래 시도했던 밀실협상이 발각된 후 국민의 반발을 사서 무산되고, 체결 1시간 전에 무기한 연기되었다. 그리고 4년 뒤, 박근혜 정부는 다시 한 번 국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27일 만에 협정을 강력 추진했고 서명식마저 비공개로 진행했다. 협정이 왜 필요하며 왜 지금 체결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은 없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대통령은 국민의 안보를 마음대로 주무르려 한다.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가 끝이 아니었다. 어두운 실체가 드러나고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져 결국 국민에게 버려진 정부는 한치의 반성 없이 졸속협정으로 이 사태를 덮으려 하고 있다. 수많은 국민들이 반대 시국선언, 반대 서명을 하는데도 그들의 외침을 외면하고 심지어 국회 비준 동의 조차 해당 사항이 아니라며 일관하는 박근혜 정부의 태도에서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들에게 국민은 대한민국의 주인이 아닌 것이다.



국민 의견 무시 협정·서명식 일사천리

 지금의 군사 정책으로 추진되는 흐름들은 단순히 ‘승리하는 전쟁’을 만들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전쟁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 역시 군사 정책이라는 명분으로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평화적인 군사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은 것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퇴진과 대통령, 최순실, 재벌들에 대한 신속 정확한 특검 조사가 먼저 진행되어야 할 이 시점에 본 협정의 졸속협정은 그 자체로도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전쟁 위기로 귀결되는 본 협정의 의도와 효용성을 따져본다면 더욱 체결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는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지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속의 촛불은 정상적인 사회가 도래할 때 비로소 꺼질 것이다. 그러한 사회가 될 때까지 우리는 멈추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방부에 본 협정을 반대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모아보자.

한영주<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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