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4월21일은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제48주년 지구의 날 기념 광주행사’를 펼쳤다.

 1970년 4월22일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세계적으로 매년 지구의 날 행사를 열고 있다.

 지구의 날은 20주년(1990년)을 기점으로 세계 각국 환경단체의 참여로 세계적인 환경운동 캠페인으로 확대됐고, 이후 각각의 나라와 도시에서 자발적으로 지구의 날을 위한 조직이 결성돼 지역의 현실에 적합한 지구의 날을 기념하는 ‘지구촌 기념일’로 발전했다.

 광주에서도 1990년부터 시민들이 먼저 나서서 ‘지구의 날’ 행사를 시작하면서 세계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도 다양한 주제로 시민단체들이 부스를 운영해 ‘지구의 날’의 의미를 새겼다.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도 ‘우리가 바라는 지속가능한 도시 광주’를 주제로 시민의 생각을 실로 엮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번 퍼포먼스는 실을 사용해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에 대한 이미지와 문제점, 내가 원하는 광주의 모습을 시각화하는 퍼포먼스형 설문조사로서 지역, 연령, 성별을 구분해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었다.
 
▲시민들께 ‘광주’ 이미지 물으니…

 이 퍼포먼스에 참여한 각 연령대의 남녀노소의 시민들이 희망하고 원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는 무엇일까. 그 궁금증이 실타래를 풀어가며 직접 눈으로 확인해가는 가운데 흥미롭게 진행됐다. 퍼포먼스에는 모든 연령대와 성별이 골고루 참여한 가운데 19세 이하의 어린이, 청소년들의 참여가 높아 눈길을 끌었다. 가족들이 서로의 생각을 확인해가며 등을 다독이는 훈훈한 모습이 더 좋았다.

 현장에서 곧바로 시민들이 서로가 원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광주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함께 공유하고, 광주가 가진 여러 의제들과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 의미 있는 장이었다.

 다채로운 색깔의 실이 따라가는 시민들의 생각들은, 서로 엇갈리기도 하고 같이 가기도 하면서 문제점들과 해답을 찾아갔다.

 시민들에게 먼저 ‘행복한, 기쁜, 슬픈, 활동적인, 지루한, 무관심한’ 등 시민들이 생각하는 광주의 이미지를 주었다. 그리고 바로 광주가 가진 가장 큰 문제들인 ‘개발과 환경오염이 심각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일자리가 부족한, 교육만족도가 낮은, 대중교통이 불편한, 공공·편의시설이 부족한, 부패와 의사결정에 제약이 있는, 안전과 치안이 불안한’으로 넘어가게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원하는 ‘지속가능한 광주’는 어떤 도시일까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게 했다.

 차가 없는 금남로를 뛰어다니게 해서 기분이 좋은 아이와 엄마는 ‘강이 맑고 푸른 숲과 공원이 많은 광주’에 살고 싶다고 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시민은 ‘출근하기 즐겁고 인권을 중시하는 광주’에 살고 싶다고 했다.

 이웃집 아이들과 함께 나온 시민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는 광주’에 살고 싶다고 했다.

 할머니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나오신 어르신은 ‘걷고 싶은 길과 대중교통 중심의 광주’에 살고 싶다고 했다.

 외국인과 함께 온 시민은 ‘즐거운 축제와 볼거리와 놀거리가 있는 광주’에 살고 싶다고 했다.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광주’, ‘안전하고 든든한 광주’, ‘여성이 살기 좋고 청소년에게 힘을 주는 광주’에서 살고 싶다고 오색빛깔의 끈을 묶어주던 시민들의 발길이 행사의 끝 무렵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
 
▲오색끈 찬찬히 묶은 시민들의 염원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직접 마음속에 들어있었던 자신이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야할 광주공동체에 대해 각자의 의지를 표현해보게 하였다는 것에 대해, 이 퍼포먼스를 기획하였던 협의회의 김미리 씨는 기쁘고 뿌듯해 했다.

 나도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이렇게 시민들이 스스로 공동체에 관심을 갖게 하고, 스스로 바라는 그림을 그리게 해줘야 하겠구나 하고 다짐을 했다.

 ‘시민들이 바라고 원하는 광주공동체는 시민들 마음속에 있다’는 당연한 진실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했다.

 오는 6월13일은 지역공동체를 이끌어 갈 리더들을 시민들이 선택하는 중요한 날이다.

 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는 이번 선거를 맞아 민선 7기에 나서는 각 후보자들에게 ‘지속가능한 광주를 위한 12대 정책제안’을 한다.

 2015년 UN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159개국이 서명하여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2030을 채택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새로운 정책방향을 설정함에 따라 이 개념은 이제 우리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이자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방향이 되었다. 광주를 비롯한 전국의 도시에서도 지방 지속가능발전(SDGs) 2030 목표를 설정해 국제사회의 합의를 개별 도시에 적용하고 이를 이행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광주가 지금까지 지속가능발전과 거버넌스 분야에서 중요한 모델을 수없이 만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이번 정책제안은 향후 백년 광주를 위한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광주 공동체의 리더를 잘 뽑을 때

 ‘어목연석(魚目燕石)’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번 선거를 맞아 이 문구를 찾아내 전해주신 최봉익 선생님 해석을 따르자면 이렇다.

 “물고기 눈깔과 연산(燕山)의 돌은, 옥(玉)과 비슷하나 옥은 아니다. 이들이 옥인 체 하거나 끝까지 옥이라 우긴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불량이 우량 행세를 하면 헷갈려 어지럽다. 물건 뿐 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옥석을 가리는 일이 쉽고도 어렵다. 광주공동체를 시민들의 뜻을 지극정성으로 좇아가는 어진 리더들이 뽑힌다면 좋겠다.

 지구의 날 금남로에서 ‘우리가 바라는 지속가능한 광주’를 찾아 오색끈으로 찬찬히 묶던 시민들의 소원처럼, 희망찬 도시 광주의 꿈이 무지개처럼 피어나게 해주는 넉넉한 품의 큰사람이 광주의 리더였음 좋겠다. 길게 보고 멀리 보는 광주공동체의 큰그림을 시민들과 함께 그려갈 수 있는 눈 밝은 지도자를 모셔보는 꿈을 꿔 본다.
김경일<광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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