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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언론의 자유, 소유주의 자유
채정희
기사 게재일 : 2018-01-05 06:05:02
 2018년 새해를 맞았다. 올해, 우리에게 어떤 시대가 펼쳐질까? 지난해 촛불혁명으로 발화된 민주주의 회복, 이를 공고히할 제도 개혁이 시대적 과제라 믿는다.

 적폐가 완전 청산돼야 한다. 국정원·검찰 등 권력기관 수술, 헌법 개정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권력기관 개혁은 정권 교체때마다 반복해온 ‘부역’의 늪을 메우기 위해 필수적이다.

 ‘정권 부역’은 언론도 자유로울 수 없다. 권력기관이 불의한 정권의 ‘칼’이었다면, 언론은 ‘나팔수’였다는 점에서 ‘공범자들’이다.

 작년 최장기 파업 등 내부가 각성해 행동에 나선 공영방송의 본령 회복이 주목된다. MBC는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개편으로 해직자 최승호 전 피디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어느 곳보다 빠른 시일내 본궤도 안착이 기대되는 언론이다. KBS도 대주주격인 방통위원 재편, 구여권 이사 해임 등으로 물꼬 튼 정상화 작업이 올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지난 정권 하 MBC·KBS의 추락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언론사의 역량은 구성원들 자질보다 소유 구조에 좌우됐다는 것이다. ‘공영’은 허울일 뿐, 사실상 주인인 정권에 줄선 경영진의 전파 사유화를 구성원들 힘으로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SBS를 비롯한 각지역 민영방송, 신문사들은 ‘공영’이란 꼬리표도 없다. 눈치도 안보고 ‘○○가문의 언론’로 활개쳤다.

▲기능은 공적인데 소유는 사적 ‘모순’

 언론의 존재 양태는 이중적이다. 기능은 공적인데, 기반은 사적 소유라는 모순에 기반한다. 권력기관보다 개혁이 훨씬 더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엔 특히 더 그렇다. 개개 언론의 존재감은 약화되고, 수익성은 떨어지니 당연한 귀결이다. 경영진 입장에선 돈 안되는 ‘기업’, 영향력 떨어지는 ‘기관’에 다름아니다. ‘헌신’(?)한 자본에겐 (유력자로) ‘행세’와 (소유기업의) ‘뒷배’외 다른 보상이 불가능한 셈법이다. 이 경우 ‘언론의 자유는 언론 소유주의 자유’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새해 다시 언론을 주목한다. 공영방송의 정상화 성패가 판가름날 해이기에 그렇다. 공영방송 정상화의 파급력은 전 언론에 미칠 것이다. 본사의 정상화는 각 지역으로 확산될 테다. 게다가 방송발 언론 개혁은 종편 뿐만 아니라 신문 등 정통 매체간 ‘정론’ 경쟁도 촉발할 것이다. 어느해보다 양질의 언론 환경 조성을 기대해볼만하다.

 광주지역도 이 기운에 힘입어 언론의 질적 향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지난해 몇몇 언론의 소유 구조가 바뀌면서 변화의 동력은 촉발된 상황이다.

 사랑방신문이 무등일보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를 인수했다. 중흥건설은 남도일보를 인수했다. 이미 광주방송을 소유하고 있는 호반건설까지 더해, 일부 지역언론의 물적 기반이 건실해졌다. 경쟁하듯 이어진 투자로 종사자들 처우가 개선된 건 긍정적 효과로 여긴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도 보자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앞서 언급한 ‘언론의 자유가 소유주의 자유로 전락한’ 현실적 한계를 직시함이다. 여론 독점과 모기업의 방패막이로의 전락을 걱정한다.

 2년여 전, KBC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광천동 신사옥 건립이 건축 심의에서 유보되자 광주시 때리기 보도를 쏟아냈다”는 비판이 거셌다.

 올해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민간 개발 사업, 6월 지방선거가 언론사(소유주) 이권과 맞물려 있어 요주의 대상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 본격화에 따라, 도심내 ‘아껴둔 땅’ 개발에 눈독들인 건설사들간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예의 호반건설·중흥건설 외에 삼능건설, 남양건설도 지역 언론사를 소유하고 있다.

 6월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언론의 여론 왜곡도 경계할 대목이다. 언론 시장에선 지자체 등 공공기관이 최대 광고주가 된지 오래다. 만약 지방행정·교육행정의 수장 선택 기준을 자사의 이익에 맞춘다면, 그 언론이 쏟아낸 보도는 유권자의 이해와는 거리가 있을 테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 끝을 보나?’는 선사의 가르침엔 죄송하지만, 때론 ‘손가락이 더 진실하다’는 믿음을 버릴 수 없다. 가리키는 그것이 엄지인지, 가운데 대목인지에 따라 ‘달’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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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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