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클수록 비이성적·비논리적

▲ <사진출처=SNS>
지난 며칠 사이 코로나19는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적으로 대유행이 되었다. 국경이 봉쇄되기도 하고 특정 나라에 대한 입금 금지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대유행이 선언되자마자 외국에서는 마트에 물건은 없고 비어있는 선반만 있는 사진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시민들은 생필품 사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단다.

각국 정부는 사재기가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마스크와 손 소독제 외에도 화장지나 생수 같은 생필품, 식료품의 대량구매를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처음 확진자가 나오고 감염사례가 보도되자마자 마스크나 손 소독제, 라면과 생수 같은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모습이 보였다.

최근에는 마스크 대란이라 할 만큼 마스크는 금 마스크가 되었고 이마저도 살 수가 없어서 정부가 1인 2매로 마스크 구입을 규제하면서 조금씩 안정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구에서 집단 감염이 시작되었을 때 지역 마트에서는 생필품이 동나는 사재기 현상이 있었다. 전쟁이나 경기불황처럼 공급이 불안정해서 물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닌데도 감염병과 같은 사회적 재난이 있을 때 왜 사람들은 사재기를 할까.

▲위기 상황시 상황 통제 조정 노력

바이러스는 누군가와 접촉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외식이나 모임에 나가지 않는 ‘셀프 격리’ 생활 때문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 접촉보다 ‘거리 두기’로 외식이 줄고 ‘집밥’을 자주 먹다 보니 식료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것처럼. 그래서 많은 양을 비축해 두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일정 기간 내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려는 이성적 소비다. 그러나 불안감 때문에 사재기를 할 수도 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위기(혹은 불안, 통제 불능)상황이라고 인식하면 상황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행동을 한다.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은 사람들에게 치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기보다는 불확실한 상황을 경험하게 하고,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게 된다.

이처럼 자신의 미래가 불안할 때 우리는 어떤 준비나 계획을 통해 이러한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행동한다. 감염에 대한 불안은 사람과의 접촉을 차단하려 할 것이고, 이때 필요한 것은 생존을 위한 식료품이나 생필품일 것이다. 이러한 것을 사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불안감을 완화하거나 해소하려 할 수 있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면 사람들은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니까.

그런데 이러한 사재기가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마저도 사재기 대열에 줄을 세우게 하는 것이 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몇 백미터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 화장지를 서로 사겠다면 드잡이를 하고 있는 광경을 보면, 마트 선반이 텅텅 비어있는 것을 보면 갑자기 마트에 가서 무언가를 사와야 할 것 같은 압력이 느껴지지는 않는지 말이다.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를 때 우리는 주변을 살피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한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행동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사람은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그들의 시선을 느끼면 더욱 쉽게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불확실성 확산굚 가짜뉴스 한몫

이런 사재기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확실성을 줄이면 된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전쟁이나 자연재해 상황이 아니므로 마트에는 일상적으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건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 가짜뉴스다. 중국에서 화장지를 수입해 오는데 수출길이 막혔다고 한다면 화장지가 떨어지기 전에 확보해야 한다고 여길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정부가 확실한 대응 지침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면 우리는 각자 살길을 찾아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확실한 대응 지침, 투명한 정보 공개 등이 우리의 불안을 줄여줄 것이다.

가짜뉴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어떤 가짜뉴스는 사회를 혼란하게 할 목적이거나 사익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친한 지인에게 ‘나만 알고 있으면 안 될 것’같은 정보를 공유할 목적으로 만들어 보내는데, 이 친한 지인은 또 다른 지인에게 이 메시지를 그대로 복사해서 보낸다.

가끔 신뢰하는 이가 보낸 메시지를 어떠한 의심도 없이 믿는 우를 범하는 요즘이다.
조현미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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