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 8년을 써왔던 ‘검색어로 보는 세상’을 여기서 끝낸다. 늘 그때가 언제이건 이걸 끝낼 땐 내 얘기를 한 번 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끝에 닿아보니 부질없다. 종일 김경주의 시집 ‘기담’에 담긴 어떤 글만 떠올랐다.

 그것이 ‘연출의 변’인데, 전부는 너무 길다. 시작은 이렇다. <아프리카엔 무지개를 잡아오는 것으로 성인식을 치르는 부족이 있었다고 한다. 일생의 마지막이 다 되어서야 성인식을 치르는 그 부족은 자신의 차례가 오면 남몰래 길을 떠났다. 무지개를 찾는 손은 축축해져갔다. 허공은 매일 활시위로 붉어졌다. 화살은 날아가 박히지 않았다. 뼛속으로 흘러와 뼈끝까지 달려간 무지개에선 새벽닭이 우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 무지개를 쫓아 돌아다니는 동안 그들은 자신들이 차츰 헛것을 쫓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했다>

 내가 ‘검색어로 보는 세상’을 쓰는 동안 쫓아다녔던 것이 무지개가 아닌가, 혹은 ‘헛것’들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지금 든다. 그걸 의심한 순간 아프리카 부족들은 어떻게 했을까? <그들은 자신들이 활을 다 사용하게 된다면 마지막 남은 화살은 서로의 눈알에 박아주자고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서로의 눈을 의심하지 않고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무지개는 언어로 부르면 사라지고 무덤으로 부르면 차디찬 햇빛에 감겨 떠 있었다.>

 그러나 오래 생각해 보니 세상은, 사람은 헛것인 무지개를 잡기 위해 늘 하늘을 부유하고 있었다. 배후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 오랫동안 이 지면을 읽어줬던, 나를 일으켜 세워줬던 독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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