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 집은 백장이지? 금방이겠다, 머.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그 아이들이 연탄을 날라다 쌓고 있다.
아빠처럼 얼굴에 껌정칠도 한 채 명랑하게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딸을 낳으면 이 얘기를 해주리라.
니들은 두 장씩 날러
연탄장수 아저씨가 네 장씩 나르며 얘기했다.
-김영승, ‘반성 100’ 전문
어느 반공일 날 아침, 책보 짊어진 내게 아부지는 말했다. “오늘 담배 모종 심길랑께 핵교 끝나문 핑하니 오리나, 잉.” 나는 학교 끝나고 핑하니 친구들과 학교 동산에 올라 뉘엿뉘엿 해가 질 때까지 놀았다. 집으로 가는 길이 무서웠지만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놀 욕심이 매의 공포를 이긴다. 아닌가, 나만 그랬나? 어쨌거나 사실 도망간 날보다 논밭에서 일했던 날이 훨씬 더 많았다.
이런 이야기를 내 아이들에게 아무리 해줘도 시큰둥하다. “아빠, 이 집은 백장이지? 금방이겠다, 머.”는 참 따뜻하지만 어쩌면 이제 그런 풍경(세상)은 이미 저물었는지도 모르겠다. 동화를 잃어버린 세상, 무엇을 반성할까?
정상철 기자 dreams@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