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확실히 최근의 행보가 달라지긴 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취임 때부터 따라다닌 인사 잡음을 떨쳐내기 위한 인적 쇄신을 위한 시도가 가장 눈에 띈다.

 인사는 윤 시장의 대표적인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 왔다. 윤 시장의 인사행정을 놓고 “인사 참사”라는 격한 평가까지 나오기도 했다.

 김모 전 광주시 정책자문관과 김모 전 광주시장 비서관 형제로 촉발된 지난해 ‘인척 비리’ 사태는 민선6기 ‘윤장현호’에 치명상을 입히기도 했다.

 윤 시장에 있어 인적 쇄신은 리더십 회복을 위한 필수과제인 셈이다.

 “2017년 촛불 민심을 받들어 광주시정부터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윤 시장이 가장 먼저 쇄신 칼날을 들이댄 곳은 산하 공공기관이다.

 측근인사, 절친인사, 보은인사 등 부정적 꼬리표가 따라다닌 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 및 임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선 것.

 윤 시장의 인적 쇄신 의지에 광주도시공사, 광주문화재단, 광주여성재단, 광주도시철도공사, 광주신용보증재단, 국제기후환경센터, 평생교육진흥원,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광주시체육회 등의 기관장 및 임원 9명은 지난 5일 선도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온갖 구설수에 휘말렸던 정모 광주교통문화연수원장도 지난해 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산하기관장 등 인적쇄신 시동

 최근엔 4급 서기관 승진 코스로 꼽히는 인사계장을 내부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줄대기 등으로 후유증이 적지 않았던 문제를 해소하려는 취지다.

 광주시 한 공무원은 “이런 시도가 얼만큼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윤 시장의 행보가 전보다 달라진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그러한 노력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간 박근혜 정부와의 대립 국면에서 제대로 ‘광주의 민심’을 대변하지 못했던 것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윤 시장 스스로 정부 외압을 시인한 ‘세월오월’ 전시 무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 당시 ‘박근혜 대통령 선물’ 발언, 5·18 전야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퇴장에 대한 ‘옥에 티’ 발언 등은 윤 시장의 ‘정체성’을 의심케했다.

 그랬던 윤 시장이 ‘촛불정국’을 계기로 전에 없던 과감하고 거침 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시청사에 내건 ‘박근혜 퇴진’ 현수막을 두고 “비정상적인 국정운영 상황에서 국민의 명령에 따르는 특단의 행동이다”며 지지 의사를 밝힌 윤 시장은 행정자치부의 관련자 징계 요구를 거부했다.

 또 최근엔 행정자치부가 국민의례 훈령을 개정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이외에 묵념대상자를 임의로 추가할 수 없도록 하자 “5·18의 부정은 전 근대적 발상이다”고 반발, “현행대로 각종 행사에서 오월 영령들에 대한 넋을 기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전일빌딩 총탄 흔적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을 통해 5·18 당시 헬기사격이 확인되자 “정부는 서둘러 5·18 진상을 완벽하게 규명하고, 특히 당사자들은 역사 앞에 양심적으로 고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전일빌딩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선 “총탄흔적 원형 보존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원칙도 강조했다.

 매 주말 금남로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매주 각계 인사를 불러 ‘시민의 목소리 청해 듣는 날’을 운영하는 것도 지역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윤 시장 스스로도 간부회의 때마다 “촛불행정은 구호가 아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변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켜봐달라”에 시민단체 “늦지않았나?”

 다만, 참여자치21의 한 관계자는 “산하기관장 물갈이 등 변화 노력은 좋게 평가한다”면서도 “이러한 쇄신이 임기 반환점을 돌기 전에 이뤄져야했는데, 너무 늦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굵직한 현안에 대한 방향 설정과 결단력은 지켜볼 대목으로 지적된다.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도시철도 2호선, 구별 새마을회관 건립 지원 등 각종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현안 대처에 있어서도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다.

 산하기관 기관장 및 임원들의 사표 수리는 이르면 이주 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표를 낸 전원을 처리할 것이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기관장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도록 할 것이냐를 두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시장 측 관계자는 “이번 산하기관장 물갈이는 측근인사·보은인사 하는 부분을 해소하는 차원이다”며 “이후 전국 공모를 통해 실질적으로 전문가가 일을 맡을 수 있도록 파격적인 인사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민들께서 정말로 서운했던 점들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향후 계획(재선 의미)이나 이런 것을 머리 속에서 지우고 시정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시장님이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조금만 지켜봐달라.” 윤 시장 관계자가 덧붙인 말이다.

 과연 얼마나 달라질까? 전반전 실책이 많았던 만큼, 만회골이 언제 나올지, 얼마나 파괴력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단 후반전을 지켜보기로 한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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