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누군가 그랬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오늘 하루 어떤 것을 입고, 먹고, 마시고 누구를 만나며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와 같은 사소한 것부터 어떤 전공을 선택하고, 무슨 직업을 가질지, 이 사람과 결혼을 할지 말지, 아이를 키울지 직장을 다닐지, 무언가 ‘할지 말지’를 계속해서 선택해야 한다.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와 같은 호불호가 갈리는 단순한 선택이 있기도 하지만 중요한 선택의 대부분은 딜레마가 있다. 이것은 이것대로 장점이 있고, 또 단점도 있지만 저것은 저것대로 장점이 있고, 또한 단점도 있다. 어떤 선택을 해도 100퍼센트 만족이나 행복은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짬뽕 반 짜장 반’인데….
 
▲선택을 고민하는 건 50:50 상황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애매한 상태에서 ‘감정이나 기분’에 의지해 오지 선다형 문제를 연필 굴리기로 찍듯 우선 ‘끌리는 대로’ 선택하면 그 ‘별 생각 없던’ 선택이 나의 인생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에게 맺힌 것이 많아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만, 성적이 되지 않아 원서조차 내보지 못하고 있는데 누가 10년 후에는 유망하고 가장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길래 심리학과를 지원했고 지금 이렇게 글쓰기까지 하고 있다. 별 생각 없이 감에 의지했던 선택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했고 나는 마치 이것이 ‘운명’이었던 것 마냥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 머리를 쥐어뜯으며 엄청나게 깊은 고민을 하지만 결론은 ‘잘 모르겠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법륜스님은 이걸 할까 저걸 할까 망설여지는 순간에는 동전을 던져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선택을 고민하는 건 50 대 50의 마음 상태이므로 어떤 결정을 해도 ‘후회’는 하게 되어 있으니까. 가장 ‘최선의’ ‘최적의’ ‘최고의’ 등등의 선택은 없을지 모르지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만큼은 확실하게 선택이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무언가를 선택하고 나서 후회라는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지 않다. 누구나 자신의 결정에 대해 ‘확신하고’ 싶어 하고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이전 상황으로 되돌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 우리는 자신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부조화’로 설명한다. ‘생각과 선택 사이의 조화’가 이뤄지면 사람들은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느끼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심리적 부조화를 느끼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일단 내가 결정한 것에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고, 그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퉁 친다. 처음에는 ‘그저 그랬던’ 물건이라도 자신이 사기로 결정했다면 ‘더 좋은’ 것이라 느껴지는 것처럼. 자신이 선택한 것은 좋은 것으로, 선택하지 않은 것은 싫은 것으로 느끼며 후회라는 심리적 부조화를 해소하려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남아있는 문제는 ‘좋은’결정을 어떻게 해야하냐는 것이다.
 
▲목적이 분명한 삶이 가져다주는 행복
 
 어딘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길을 나서 본 적이 있는가. 당장 대문 밖을 나서보라.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걸어갈 것인가, 버스를 탈 것인가, 택시를 탈 것인가. 아마 한참 그 자리에서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불안을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만약 ‘어디로 갈 것인가’가 분명하다면 대문 밖을 나서면서 바로 ‘목적지’를 향한 방향으로 길을 나설 것이다. ‘목표’가 분명하다면 이를 계속 염두에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분석하고 판단하며 선택하게 될 것이고 목표를 이루는 것이 ‘보상’이 되어 좋은 선택이었다는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꼭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결정한 선택이 좋은 결과나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 감정이나 기분에 따른 ‘감’에 의한 선택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할 수도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치른 시험에서 90점을 받을 때 보다 공부 안하고 본 시험에서 우연히 90점을 받았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다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함정이긴 하지만….
조현미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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