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제학자들은 시장은 과열되었을 때 가장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어느날 구두를 닦던 록펠러는 구두를 닦아주던 소년이 주식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보유한 주식을 전부 팔았다. 다음날 대공황이 왔다. 자주 인용되는 일화다. 평생 금융의 불안정성을 연구했던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모델이 이번에도 맞아떨어졌다. 고수익을 노린 모험적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믿기지 않는 상승폭을 그리던 그래프는 지상으로 곤두박질 쳤으며 청년들이 타고있던 배는 거대한 파도들 사이에서 격랑에 표류하고 있다. 썩은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몰려들었던 230만명의 청년들을 집어삼킨 거대한 거품은 불과 몇 달만에 많은 사람들의 삶과 함께 가라앉았다.

 벌써부터 흉흉한 소식들이 귓가를 스친다. 대학을 휴학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한 청년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인터넷에 올라온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보고 소방관들이 긴급출동하고 있다. 죽음과 파멸의 이야기들이 너무나 평범하게 흘러가는 일상과 대비되서 묘한 위화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우리 사회는 230만 명의 청년들이 비트코인에 목을 메야할 정도로 사회적 안전망이 부실한 위험공간이라는 것이다.

 일상을 보내고 있는 광주로 시선을 좁혀보면, 광주의 청년 3명 중 1명에게는 부채가 있다. 그 금액은 무려 2500만 원에 달한다. 저축을 하고 있는 청년은 단 14.8%에 불과하다. 광주의 청년들은 현재 저축을 거의 하지 못하고 생활비 이외에 여윳돈이 전혀 없으며 3명 중 1명에게는 빚이 있는 것이다.

 최근 광주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밤이면 청년들이 술과 함께 내일을 잊는 구시청 사거리에 청년드림은행이 생겼다. 청년들을 위한 부채상담을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청년들의 상황을 파악하여 지원정책과 연결해주는 든든한 곳이다. 이곳을 교두보로 부채로 고민하는 청년들이 더 큰 빚을 떠안지 않도록 광주시가 전방위적으로 나설 때다. 광주의 청년들이 미래를 그려보려 해도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이 밝은 빛이 아닌 무거운 빚과 잿빛 일상뿐일 때 기성세대의 그 누구도 그리고 이 사회의 어느 누구도 그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을 단순한 ‘어리석음‘이라고 일갈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과 함께 그들이 비트코인에 목을 메지 않아도 될 사회적 안정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의 책임이다.
김동규 <광주청년유니온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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