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공화국‘, 대한민국 검사가 행사하는 권력의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단어다. 그러나 검사가 되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지난 8년간 성추행 사실을 가슴에 묻고 피눈물을 흘려왔던 사람이 있었다. 드디어 8년의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그가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말들이 세상을 향해 쏟아졌다. 그렇게 그의 삶을 건 용기로부터 미투운동의 태풍이 시작되었다. 사회를 유지해오던 모든 부조리와 억압들이 거대한 해일에 휩쓸려간다. 남성중심 사회가 격랑에 위태롭게 흔들린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알았지만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입을 맞춘듯 은폐해왔던 것이다.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정점의 권력을 향유하던 사람들까지 가해자는 사회의 모든 곳에 있었지만 피해자는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가해자들의 변명도 늘상 있어왔던 무미건조한 레파토리를 반복하듯 똑같았다. 피해자가 먼저 원했다, 그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 등이 그것이다. 미투운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는 회의감 섞인 질문들도 쏟아진다. 자신의 명예를 잃었다는 것으로 더 강력한 가해와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가해자도 있다.
 
 그러나 모든 의문과 회의를 넘어서 나는 확신을 가지고 말하고 싶다. 미투운동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이것은 결코 단기이슈가 아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오랫동안 사회에 축척된 모든 가부장적 적폐를 청산할 신호탄이다. 그래서 이것은 혁명이다. 혁명이란 오직 ‘불가역’적인 것이다. 이것은 혁명의 발생으로부터 세계는 진보하며 과거의 것들은 다시 반복되지 않는 다는 뜻이다. 5.18 역시 혁명이었다. 우리는 군사독재와 계엄군의 시민학살을 그날로부터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미투운동의 이후를 상상하자. 미투운동 이후 우리는 과거의 것들을 다시 상상할 수 없는 세상에 살게될 것이다.
김동규 <광주청년유니온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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