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역 일대.(1970)









광주역 근처 태봉산 모습.(1967) 경양방죽을 메우기 위해 산을 헐었다.  사진 출처=빛고을 백년사
 ▲광주역 근처 태봉산 모습.(1967) 경양방죽을 메우기 위해 산을 헐었다. 사진 출처=빛고을 백년사

 











북구 중흥동으로의 신역 이전을 기념하는 날 수많은 시민이 모였다.(1968)
 ▲북구 중흥동으로의 신역 이전을 기념하는 날 수많은 시민이 모였다.(1968)

▶폐선부지가 푸른길공원이 되기까지

 광주역~남광주역~효천역(광주~여수간)에 이르는 폐선부지 푸른길공원은 도심철도가 폐선되고 그 공간에 나무와 꽃이 심어지고 있는 10.8km, 4만여 평의 도심속 작은 공원이다.

 70년대 후반, 80년대 철도가 도심지를 관통함에 따라 주요간선도로와 철도의 교차, 교통체증, 소음 등으로 인한 민원이 계속됐고, 도심철도 이설추진이 제기돼왔다. 95년 국고지원금이 확정되면서 단계적으로 철도이설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98년, 폐선부지를 푸른길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건널목을 관리하는 이들이 머물던 공간.
 ▲건널목을 관리하는 이들이 머물던 공간.



 그때부터 시작된 도심철도 폐선부지푸른길조성운동은 지역주민들의 동참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정책대안, 민간단체들의 이벤트를 통한 홍보로 지역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었다.

 2000년 8월, 도심철도가 폐선이 된 이후 광주시 동구청, 북구청, 남구청과 구 의회는 폐선부지를 녹도로 조성해 줄 것을 시에 건의하였고 광주시장은 2000년 12월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철도부지를 보행자 녹도 및 자전거전용도로가 병행된 녹지공간으로 조성한다고 밝히면서 폐선부지의 푸른길공원 조성이 시작됐다.

 그리고 지역 내 30여개 시민, 사회단체, 지역주민,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광주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와 광주시가 민관 합동으로 푸른길을 조성하고 있다.

 조대정문~남광주사거리, 광주천변~백운광장구간이 완료됐고, 백운광장에서 동성중 구간은 공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광주역~조선대 구간은 현재 실시설계가 진행중이다. 












 ▲광주역 부지 안 모습. 남광주역으로 가는 기찻길이 없어지면서 그 주변으로 텃밭이 생겼다.



  ▶광주역 생기고 태봉산 헐리고

 1969년 동구 대인동에서 북구 중흥동으로 광주역이 이전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흥동은 광주 외곽의 근교 농촌이었다. 이 주변(신안동 포함)은 1960년대까지 경양방죽 물로 벼농사를 지었다.

 이곳에 태봉산도 있었다. 신역이 건립될 즈음, 경양방죽 매립을 위해 산이 헐리었다. 태봉산의 흙으로 메워진 곳에 계림동 시청이 세워진 것.

 신역 신축은 66년 10월에 착공돼 2년6개월만에 완공됐다. 당초 2층 건물이었는데 후에 3층으로 증축했고 KTX개통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도심 외곽으로 철길이 나면서 주변 주택가는 집값이 저렴했다. 때문에 지방에서 도시로 올라온 사람들이 터를 잡는 곳이기도 했다. 










폐선부지가 주민들의 텃밭이 됐다. 조만간 공원으로 바뀔 예정이다.
 ▲폐선부지가 주민들의 텃밭이 됐다. 조만간 공원으로 바뀔 예정이다.



 “승무원들 밥해 주려고 이사 왔어. 이 동네가 집값이 쌌거든. 이곳에서 산 지 한 30년 됐어.” 중흥동 광주역 인근에 사는 한 주민(69)의 말이다.

 대인동에서 중흥동으로 역사가 옮긴 후 시내에서 멀어 한때 여론이 분분했었다는데 현재는 도시가 더 확장돼 신시가지 속에 역이 자리잡고 있다.

 









산수동 폐선부지 옆에 놓인 평상. 20년이나 됐단다.
 ▲산수동 폐선부지 옆에 놓인 평상. 20년이나 됐단다.



 ▶광주상고 운동장으로 철길 나다

 폐선부지를 걷다 보면 그 주변에서 오랫동안 터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꼭 한두명은 마주치게 된다.

 계림동 이마트 들어가는 입구, 금호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부지엔 광주상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나종현(62)씨는 동네에서 50년 가까이 살고 있다. 그 편의점 자리가 상고 수위실 자리이고, 철길이 생기면서 상고 운동장이 줄어들었단다.

 나씨의 가게 앞에는 지금도 손수레가 여러 대 세워져 있다. 70·80년대 담양, 곡성, 옥과에서까지 사람들이 와 손수레를 제작해 갔고, 그 손수레에 농산물을 싣고 광주에 와 팔았다. 손수레꾼들이 만든 시장이 바로 말바우시장이다.

 시청·대인시장·충장로 등이 가까워 이 주변 주택가들의 방은 잘 나갔다. 그러나 문제는 기차소리.

 “철길 바로 옆집들이 가장 애먹었지. 세 사는 사람들이 이사 와서 밤에 자다가 기차 소리에 놀라 이사 가기 일쑤였어. 한 열흘간 이사 안 가면 그제서야 주인들이 안심했어.” 나씨의 회고다.

 

 ▶재개발로 들썩이는 폐선부지 주변

 광주역에서 계림동을 지나 산수동, 동명동에 이르는 폐선부지 주변은 재개발로 들썩이고 있다. 철길 바로 주변의 주택가들은 큰 도로와 인접하지 못해 땅값을 높게 받기 어려웠다.

 바로 길 건너 새로운 주택단지와 원룸촌이 들어서지만 대부분 서민들이 터를 잡고 사는 곳이어서 여전히 낡은 주택들이 많다.










산수동 골목골목에 옛날의 흔적을 간직한 알림판들이 자리하고 있다.
 ▲산수동 골목골목에 옛날의 흔적을 간직한 알림판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여섯 명의 하숙생을 받고 도시락을 열 개 넘게 싸며 그렇게 삶을 이어온 서민들.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 싸고 밤 늦게까지 도시락 그릇을 씻다 나이를 먹었지만, 뒷문만 열면 바로 맞닿은 기찻길이 나름의 휴식처였다고.

 오행자(67)씨는 이 `뒷마당’에 상추도 심고 국화도 심어왔다. 주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놀러 오기도 했다.

 광주역에서 조선대 앞까지 푸른길 동구구간은 현재 실시설계 중이다. 조만간 더 푸르고 아름다운 공원으로 바뀔 날이 멀지 않았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계림동 주택들. 수많은 하숙·자취생들이 거쳐갔다.
 ▲계림동 주택들. 수많은 하숙·자취생들이 거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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