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로 가는 광주] <6> 전남대 5·18수업
조정관 교수 “교양과목 아닌 정책과목 돼야”

전남대에서 5·18민중항쟁을 정규수업과목으로 개설한 것은 지난 2005년. 교양과목이긴 하지만 5·18이 대학교육이라는 제도권으로 진입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강의개설 이후 매 학기마다 150~200명의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고, 2개반으로 나뉘어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올 들어선 강의용 5·18교재가 나왔고, 온라인강의도 시작됐다. 5·18강의는 조선대를 비롯한 시내 타 대학에서도 잇달아 개설되고 있다.

3년째 ‘5·18항쟁과 민주인권’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정치외교학과 조정관 교수<사진>는, 그래서 “5·18강의가 정착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강의에 기대가 크다. 43회분 강의는 현재 한양대, 경북대 등 전국 7개 대학의 교양과목으로 열려 있다. 서울과 영·호남 70명의 학생들이 수강중인데, 그 자체로 5·18의 전국화다. 온라인강의는 앞으로 외국어로 더빙해 미국 하버드대학에서도 5·18을 접할 수 있게 한다면, 오월의 세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 교수는 그간 5·18강의의 큰 성과로, 학생들의 ‘자부심’을 꼽았다. “지방대 학생들은 서울권 학생들에 비해 취업이나 글로벌 환경 등에서 소외감을 많이 느껴요. 하지만 80년 당시 죽음까지 극복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면서, 학생들이 졸업 후 세상으로 나갈 때 자부심과 자신감을 크게 갖는 것 같아요.”

이는 암기식 강의가 아니기에 가능하다.

“5·18의 원인과 배경은 반공주의나, 소수자 배제 등 한국사회의 문제점 그 자체라는 게 명백해요. 문제는 5·18 이후 한국사회가 어떻게 이를 변화시키고 있고, 학생들은 이를 위해 무얼 하느냐에 있지요.”

그래서 그의 수강생들에겐 24시간의 봉사활동이 과제로 부과된다. 학생들은 소외된 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들 돕기, 공부방 봉사활동, 외국인 노동자에게 한글 교육 등을 하더란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학생들 스스로 실생활과 5·18 정신의 연관성을 느끼고 있었어요. 졸업 후에도 생활 속에서 민주인권이나 공동체 정신을 실천하겠지요.”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게 적지 않다. 우선 학문적으로 5·18은 여전히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항쟁규모와 일정별 정확한 객관적 내용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것. 학문분야로서 5·18이 정립되는데 어려움으로 꼽힌다.

방법이 없진 않다. 조 교수가 생각하는 대안 중 하나는 5·18강의가 지금처럼 교양과목이 아닌 전남대의 정책과목이 되는 것. 교양필수과목이 된다면, 연구자들의 활동공간도 늘고 늘어난 연구자를 통해 학문적 성과도 풍부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항쟁의 실제 증언자를 통한 특강을 마련할 때 비용걱정도 덜게 되고, 세계로 열린 온라인강의도 뒷받침 될 것이라는 기대다

“5·18이 전남대에서 시작했고 강의 역시 전남대에서 먼저 시작했듯, 정책과목이 먼저 시작되면 다른 대학들도 따라 가지 않겠어요. 적어도 이 지역 대학생들은 졸업하기 전 누구나 5·18을 배우게 됐으면 해요.”

이광재 기자 jajuy@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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