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자전거타요]
사고 다발 교차로선 방어운전을
정지 중인 차와 1m 이상 떨어져야

▲ 지난 13일 광주 북구 용봉동 대로에서 차도로 내려온 자전거 한 대가 위태롭게 주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교통사고로 숨진 고 백정선(51) 전남대 교수는 자전거 마니아였다. 운전면허도 따지 않고 22년 동안 자전거로 출퇴근했다는 그다.

죽음도 자전거로 인함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전거도로의 부재로 인한 안타까운 희생이었다. 백 교수가 사고를 당한 신안동 전남대 치과병원 앞은 자전거도로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차도로 내려섰고, 졸음운전을 하던 통학버스에 치이고 말았다.

도로에 선 긋고, 아스콘만 까는 자전거도로의 한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대안 논의도 활발했다. 차도와 격리된 자전거 전용도로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단, 짧은 기간 안에 보완할 수 없다는 것이 한계다.

그렇다고 위험을 방치할 것인가? 자전거 마니아들은 안전수칙만 잘 지켜도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자전거로출퇴근하는사람들’(자출사)이 `자전거 안전하게 타기’를 제안했다. 환경연합 발행 `함께 사는 길’(2009년 3월호)에 자세히 실려 있다.



▶교차로선 제한속도 5km/h로

자전거 사고의 상당 부분은 교차로·골목길에서 일어난다. “대부분 차량 운전자의 과실로 빚어지지만 자전거 운전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막을 수 있는 사고”라는 것이 자출사의 조언이다.

우선 여러 방향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로 직진할 때 상대 차량이 나를 봤겠지 하고 생각해선 안된다는 것. 자전거가 진입할 곳, 다른 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량, 그리고 건너편 까지 살펴야한다는 거다. 그리고 일단 교차로에 진입했다면 양껏 페달질해서 속히 빠져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횡단보도 건널 땐 내려서 끌어라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면 보행자가 아닌 차로 분류된다. 즉 차를 타고 도로를 횡단한 셈이니, 사고시 낭패를 피할 수 없다.

▶서 있는 차와는 1m 이상 떨어져라

정지하고 있는 차는 언제든 문을 열고 사람이 튀어나올 가능성이 있다.

추월할 때는 왼쪽 뒤가 사각지대. 잘 살피지 않으면 뒤따르는 차량에 받히기 십상이다. 1m 이상 충분한 거리를 두고 지나쳐야 한다. 이 정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아예 차와 함께 정지하는 게 낫다.

▶헬맷·장갑은 꼭 착용하라

사고시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 헬맷 착용 여부다. 귀찮다고 착용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장갑도 필수다. 자전거가 넘어질 때 큰 부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밤엔 더 긴장해야 한다. 최대한 자전거와 운전자의 존재가 드러나야 한다. 밝은 색 계통의 화려한 복장이 도움이 된다. 반사시트를 부착하는 것도 방법.

자전거 앞 뒷면에 전조등과 후미등을 설치하는 것도 필수다.

▶차도 중앙으로 당당하게

자전거가 차도의 가장자리로 붙어 운행하면 빈 틈으로 차가 추월하며 자전거를 위협한다. “그냥 당당하게 한 차선의 중앙으로 가라.” 김광훈 광주YMCA바이크사업단 사무국장의 조언이다. 도로교통법 상 차와 동등한 교통수단 임이 분명한 만큼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라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차도로 가면 일부 운전자들은 가장자리로 밀어부쳐요. 택시 운전원 중엔 왜 자전거가 차도로 다니느냐고 화를 내기도 하고요.”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최종욱(북구 문흥동) 씨는 “차량 운전자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불가능하다”고 아쉬워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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