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든 것 불확실한 돔구장 선택했나

 “왜 불확실하고 반발이 뻔한 길을 택했을까?”

 지역 한 야구팬은 박광태 시장이 야구장 신축과 관련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굳이 어렵게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시가 개방형 야구장 대신 돔야구장을 선택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해 6월 기자회견을 통해 국비와 시비 1000억원을 투입한 3만석 안팎 규모의 야구장 건립을 약속했었다. 시가 곧바로 타당성 용역에 들어가면서 야구장 신축은 가시화됐고 야구팬들은 환호했다. 반대의 목소리는 없었고 지역 언론은 야구장 신축을 환영했다. 그런데 갑자기 용역이 중단됐다. 700억원대 시비부담이 크다는 것. 시가 이미 시비 부담액을 그 정도로 산정했던터라 용역이 돌연 중단된 이유로선 석연치 않았다.

 1000억원대 개방형 야구장 용역이 중단된 것은 이무렵 현대건설이 광주에 돔구장을 짓기 위해 수익성 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돔구장이 처음으로 수면으로 떠오른 시점이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으로 야구 인기가 절정에 이르면서 야구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지만 시는 4월부터 “조금만 더 참아달라”고 차일피일 시간을 늦췄다. 7월말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박 시장은 “10월에 야구장 신축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결국 광주시와 포스코 건설은 지난달 29일 돔구장 건설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시는 각종 행정절차를 거치면 2013년말 돔구장을 완공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법적인 효력이 없는 MOU 성격상 ‘희망사항’에 그칠수도 있다. 돔구장 건설에 대한 재원 마련이나 구체적인 사업추진 일정, 수익성 극대화 방안을 위한 운영 계획 등 현실적인 내용은 전혀 검토되지 않아 계획 자체가 백지화될 수도 있는 것.

 박 시장의 개방형 야구장 약속이 지켜졌다면 신축 공사를 눈앞에 둬야 할 시점에서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돔구장 건립 카드가 나왔는지 의구심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이때문에 돔구장을 둘러싸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 시장이 돔구장을 통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시비가 아닌 민자로 돔구장을 짓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광주의 미래를 위해 스포츠, 관광·레저 시설을 갖춘 100만평 이상의 새로운 신도심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로 지방선거의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것이다. 개방형 야구장 건립으로는 이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엄두도 낼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돔구장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광주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며 홍보에 나설 것이고 그때까지 시간적 여유도 있다”며 “지역사회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돔구장 카드를 꺼내든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는 이같은 정치적 해석에 대해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며 사전에 선을 긋고 있다.

 시 고위관계자는 돔구장 공식발표전부터 “야구장 건립문제가 광주시민들의 여가시설 제공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을 넘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박광태 시장도 “돔구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기능을 갖추게 돼 지역경제 활성화와 광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중재 기자 being@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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