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모임·광산구 올해부터 민관합동감시단 운영
산단 관리감독 광주시와 주민간 협력체계 없어
시 환경사고예방감시센터 중심 협력방안 모색

▲ 지난 4월 풍영정천에 오염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해 하얀색 거품이 하천 위를 떠다니고 있다.
 이런저런 노력에도 풍영정천에서 올해만 7번째 수질오염 사고가 발생하면서 광주시가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민·관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광주시의 ‘하소연’이 아닌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풍영정천에서 물고기 수백 마리가 폐사하는 일이 벌어진 것을 계기로 하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풍영정천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풍사모)’과 광산구는 지난 2월부터 풍영정천환경모니터링단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

 매월 한 차례씩 하천을 돌며 수질검사와 시설물 유지관리 실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정작 풍영정천 수질과 인근 하남산단에 대한 관리감독권을 가진 광주시는 이 모니터링단에는 빠져있다.
 
 ▲환경모니터링단에 광주시는 빠져 있어
 
 풍사모는 당초 광주시와 광산구에 제안을 했으나 “광주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광주시는 현장에 가장 빠르게 출동,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사고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고, 수질오염사고 방제 훈련 등을 벌인 것도 그 일환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러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것이냐였는데 시는 하천 예찰 활동과 환경오염물질배출업소 점검을 주·야간으로 실시했다.

 특히 오염물질 배출의 온상으로 지목된 하남산단 업체들과는 행정부시장 주재로 그동안 세 차례의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발생한 오염사고는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풍사모가 지난 7월 풍영정천 인근 수완동, 월곡1·2동, 하남동, 운남동 주민 74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주민들은 ‘하남산단과 연계한 민관협의체 구성’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이다’가 49.71%로 가장 많은 가운데, ‘못하고 있다’가 26.16%, ‘매우 못하고 있다’가 7.56%’로 ‘잘 하고 있다(매우 잘하고 있다 포함)’는 응답(16.57%)보다 높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풍사모는 “풍영정천의 환경 개선을 위해 하남산단과 연계한 민관협의체 운영이 현재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요구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24시간 수질 감시체계’ 수립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행정 단속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선 민간의 역할과 참여가 필요한데, 광주시는 이에 대해 “시민들의 즉각적인 신고를 바란다” 정도만 밝히고 있다.

 이것만으로 과연 풍영정천을 살리기 위한 ‘민·관 협력’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풍사모 김용재 대표는 “풍영정천을 살리기 위해선 민·관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이를 위해선 민과 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업체가 문제였는지, 해당 업체에 대한 처벌 등 후속 조치는 어떻게 되고 있고, 재발방지를 위해선 어떤 방안이 고민되고 있는지 등을 주민과 공유해야 한다”며 “풍영정천을 살리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짜는 정도의 민관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사고예방감시센터 중심 협력 모색

 이에 풍사모는 산단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광주시와 해당 자치구 담당관제 실시굚 사고예방 주민참여 시스템 마련(산단 내 화학물질, 폐수관리 현황 점검굚 사후처리과정 파악 등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김 대표는 광주시가 하남산단 내 운영하고 있는 ‘환경사고예방감시센터’를 방문해 “같이 협력해 가자”는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환경사고예방감시센터’는 산단 내 환경배출업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곳으로, 광주시도 “민·관 협력을 위한 여러 사업을 구상굚 좋은 제안이 있으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풍사모를 중심으로 풍영정천 인근의 주민들은 ‘풍영정천 살리기 추진위원회’를 구성, 풍영정천을 깨끗한 하천으로 만들기 위한 기본계획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광주시와 광산구에 제안하기 위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주민들 설문조사에서 가장 큰 현안은 ‘수질오염 개선’이었다”며 “쉬면서 발을 담글 수 있는 하천을 만드는 것이 주민들의 목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광산구 하남교 부근 풍영정천에서 발생한 거품은 계면활성제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오염물질을 배출한 업체는 적발하지 못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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