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1구간 확장서도 배관 발견 “특이한 조짐 없어”
교도소 추가 의심지역 비롯 화순 너릿재 GPR 조사
5·18재단 “새로운 기록·추가 제보 등도 정밀조사 계획”

▲ 5·18기념재단이 17일 광주교도소 5·18암매장 발굴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롭게 확보된 기록과 제보 내용에 따른 조사 계획을 밝혔다. 5·18기념재단 김양래 상임이사가 광주교도소 부근 암매장 의심지역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5·18민중항쟁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작업이 옛 광주교도소(북구 문흥동)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5·18기념재단(이하 5·18재단)은 17일 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까지 조사 내용과 추가로 확인된 기록 및 제보 내용, 향후 조사 계획 등을 밝혔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옛 광주교도소 북쪽 담장 밖 1구간(첫 40m)과 1구간 확장 구간에선 아직 유의미한 성과가 없었다.

5·18암매장지로 가장 유력했던 1구간에서 예상치 못한 배관이 잇따라 발견되고 땅 속 내부가 5·18 당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교란된 것을 확이한 5·18재단은 교도소 담장 쪽으로 폭을 넓혀 발굴을 이어갔지만 지난 16일 이곳 일부 구간에서도 배관이 발견됐다.

최근 ‘연합뉴스’가 보도한 교도소 감시탑 지하 시신 유기 제보와 관련해서는 현장 확인 작업을 벌여 지하공간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 곳에 물이 차있어 세밀한 조사까진 나가지 못했다.

5·18재단은 “감시탑 지하공간에 물이 차있어 육안으로는 변동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제보자가 1980년 당시 근무자가 아닌 관계로 당시 교도관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1구간 확대와 함께 추가 암매장 제보가 들어온 교도소 내부 남쪽에 대해서는 지난 15~16일 첨단장비인 GPR(지표투과 레이더)을 동원한 조사를 진행했다.

5·18재단은 장비를 보유한 업체의 협조를 얻어 교도소 남쪽 외에 전 교도소 관사 주변과 2구간 발굴 예정지를 비롯해 향후 발굴 조사를 추진할 예정인 화순 너릿재 인근 도로에 대해서도 GPR 조사를 실시했다.

GPR 조사 결과는 이날부터 분석에 들어가 20일 전후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발굴 작업과 추가 의심지역 조사와 더불어 교도소 주변 5·18암매장과 관련한 새로운 기록과 추가 제보도 확보했다.

재단이 확인한 새로운 기록은 1980년 5월22일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작성한 ‘광주교도소 동향’과 같은 해 5월24일 광주지방검찰청이 광주교도소에 보낸 전언통신문 등으로 교도소에 5·18희생자들 암매장된 시기와 내용 등이 나와있었다.

5·18재단은 이를 분석해 교도소 내 암매장 의심지역을 다시 정리한 상태다.

여기다 5·18 당시 광주교도소에 주둔한 제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신순용 전 소령이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5·18암매장 관련 증언을 한 것을 계기로 신 전 소령과도 연락해 증언 내용을 확인했다.

신 전 소령은 교도소 서쪽지역과 현재 발굴이 진행 중인 북쪽 지역에서 시신이 매장된 사실을 목격했다고 5·18재단에 밝혔다. 현재 농산물공판장이 있는 교도소 건너편 야산에는 시신 3구를 직접 묻었다는 증언도 해왔다.

또 당시 3공수여단 본부대에서 근무한 유모 병장은 “전남대에서 교도소로 이송 중 질식사한 9명의 시신을 리어카에 싣고 옮겼다”는 제보를 해 왔다.

신 전 소령과 유모 병장은 모두 현재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곳에 대해 “암매장 지역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해 5·18재단은 조만간 이들을 현장으로 불러 다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5·18재단 김양래 상임이사는 “일단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북쪽 담장 밖 구간에 대한 조사에 계속 집중하는 한편 GPR 자료 분석이 끝나면 이를 토대로 발굴 지역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5·18 이후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광주사태 진상조사’에는 광주교도소에서 27명(보안대 자료에는 28명)의 시민들이 사망했다고 기록됐다. 하지만 실제 수습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해 5·18기념재단과 5·18단체들은 16~17구의 시신이 버려졌거나 암매장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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