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21~23일 매일 매장” 증언
광주지검 작성 ‘광주교도소 동향’ 등 문건 발굴

▲ 5·18 당시 희생자들을 매장한 것으로 의심되는 광주교도소 제1감시탑 지하공간.<5·18기념재단 제공>
 “군부대가 시체 6구를 (1980년)5월21일 밤, 광주교도소 공동묘지 부근에 가매장하였다.”

 5·18기념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들을 전수조사해 발견한 ‘광주교도소 동향’에 적힌 내용이다.

 19일 5·18기념재단(이하 5·18재단)에 따르면, 이 자료는 1980년 5월22일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작성한 것이다.

 “광주교도소 동향에 관하여 보고합니다”로 시작하는 본문에는 “80. 5. 21. 02:10경 31사단 지원병력 456명 도착.…5. 21. 23:40 경에는 검거된 폭도 100명을 가수용하였으며 5. 21 밤 군부대가 시체 6구를 광주교도소 공동묘지 부근에 가매장하였음”이라고 나와있다.

 1980년 5월24일 광주교도소장이 광주지방검찰청에 보낸 전언통신문(교도소 보안계장과 광주검찰청 직원의 전언 통화)에선 “이번 사태로 사망하여 80. 5. 21 귀소 공동묘지 부근에 가매장한 사체에 대하여 발굴 이동시는 군 당국과 협의 하에 광주지방검찰청 검사가 검시토록 할 것”이라는 내용이 확인됐다.
 
▲“공동묘지 매장” 새로운 기록 확인

 1980년 5월30일 전남북 계엄분소장이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에 보낸 전언통신문에도 “민간인 사체 처리 지시(80. 5. 24)” “위 관련 근거에 의거 광주시청 사회과로 하여금 광주교도소에 가매장된 사체 8구를 80. 5. 30. 11:00까지 전대병원에 운반하라고 지시하였으니 확인하여 오후 14:00부터 검시를 시행하여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5·18재단은 이와 더불어 광주교도소 남쪽지역에 1980년 5월22일 새벽 시신 5구를 가매장했다는 제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이모 병장(5·18 당시에는 일병으로 광주 진압작전 참가)의 증언과 이를 뒷받침하는 선임하사관들의 증언 내용이 담긴 ‘광주교도소 사체 암매장 신고 상황 종합 검토 보고’ 문건도 확보했다.

 5·18재단은 “교도소 암매장 발굴과 관련해 새로운 제보가 들어올 때마다 내용이 달라지고 (암매장한 시신의)숫자가 달라져 의문이 들었다”며 “왜 이런 상황이 생기는 걸까라는 의문에서 가지고 있는 기록들을 전수조사해 암매장 관련 기록들을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록들은 각기 다른 시간대에 교도소 내 다른 장소에 시신을 묻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록을 토대로 5·18재단이 정리한 교도소 관련 암매장 내용은 △5월21일 밤 교도소 공동묘지 부근에 6구(광주교도소 동향) △5월22일 새벽, 교도소장 관사 앞 소나무 숲(남쪽지역) 5구(이모 병장 증언) △5월23일 오후 6기경 북쪽 교도소 담장 인근(현재 발굴지역) 12구(1995년 서울지방검찰청 5·18 당시 광주에 파견된 제3공수여단 본부대장 김모 중령 검찰 진술조서) 등이다.

 이중 이모 병장 증언과 관련해서는 기록 마지막에 ‘사체 운반자 인터뷰 기사(1. 13자 광주 일보)’라고 돼있는 신문 보도 사항도 포함이 돼 있었는데, 이 기사는 “5·18 당시 광주시청 사회과에 근무하던 조모 씨의 증언에 의하면 1980년 5월27일경 광주교도소로부터 가매장 시체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인부 1명과 함께 광주교도소에 찾아가 숲 속에 가매장된 시체 8구를 발굴, 조선대병원으로 옮겼다가 상무관을 거쳐 망월동으로 옮겨 매장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암매장 5·18 직후 발견 8구로 퉁쳐와”

 이에 대해 5·18재단은 “1980년 5월30일에 발굴된 8구의 가매장 시신과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동안 5·18과 관련해 광주교도소 암매장은 ‘8구 시신’으로 모든 게 정리돼 버리는 그런 상황이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고 밝혔다.

 기록에 나온 내용 중 교도소 공동묘지는 새롭게 파악된 것이다.

 5·18재단 김양래 상임이사는 “지역 교도소 안에는 사형수들이 집행되고 났을 때 찾아갈 가족이 없을 경우 묻는 공동묘지가 있었던 것을 알게 됐다”며 “광주교도소 북쪽에도 30여 기의 사형수 묘지가 있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흥지구로 가는 길이 나면서 공동묘지 7구의 사형수 유골이 다른 데로 옮겨졌다고 하는 이야기도 16일 확인했다”며 “이번에 발굴한 내용에 나온 공동묘지 부근 6구의 시신을 묻었다는 내용은 전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일들이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공동묘지라고 제시된 지역은 답사도 못해 봤다”며 “5·18 당시 교도소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분을 찾아 함께 공동묘지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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