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암매장 봤다” “직접 묻었다” 고발 잇따라

▲ 5·18민중항쟁 당시 희생된 시신을 유기했다는 제보가 접수된 광주교도소 제1감시탑 주변.<5·18기념재단 제공>
 옛 광주교도소(북구 문흥동) 5·18암매장 발굴 조사가 시작된 이후 5·18 당시 계엄군이었던 이들로부터 교도소 내 암매장을 봤다거나 “시신을 묻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2주간 조사에도 기대했던 유해를 찾지 못했지만 교도소 안팍 5·18희생자들의 암매장이 이뤄졌음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언이 나오면서 묻혀진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5·18기념재단(이하 5·18재단)에 따르면, 1980년 5·18 당시 제3공수여단 11대대 소속 신순용 전 소령과 같은 3공수 본부대에서 당시 병장이었던 유모 씨가 교도소 5·18암매장 관련 제보를 해왔다.
 
▲“발굴 성과 없지만, 제보 유인 동력 확실”

 신 전 소령은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5·18암매장이 이뤄진 지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5·18재단과도 연락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3공수여단은 5·18 당시 광주교도소에 주둔한 부대다.

 신 전 소령이 지목한 지역은 광주교도소 서쪽지역 호남고속도로 인근 지역과 현재 발굴이 이뤄지고 있는 북쪽 지역, 현재는 농산물공판장이 들어선 교도소 정문 도로 건너편 야산이다.

 그는 교도소 서쪽에 12~15구, 북쪽에 10구 정도의 시신이 매장된 사실을 목격했고, 교도소 건너편 야산에는 “3구를 직접 묻었다”고 밝혔다.

 신 전 소령이 직접 묻었다는 3구는 5·18 직후 교도소 앞 야산에서 발견된 3구와 동일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가 언급한 ‘야산’은 농산물공판장이 들어서며 현재는 없어진 상태다.

 3공수 본부대에서 근무한 유 씨도 “전남대에서 교도소로 이송 중 질식사한 9명의 시신을 리어카에 싣고 옮겼다”고 5·18재단에 제보했다.

 1995년 전두환·노태우 내란죄에 대한 서울지방검찰청의 수사 과정에서 5·18 희생자들을 암매장했다는 제3공수여단 김모 중령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6일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시작된지 약 2주가 지났다.
 
▲“현재 발굴지역은 아닌 것 같다”

 가장 유력하다고 예상했던 구간에서 성과가 없던 차에 광주교도소 내 암매장을 목격했거나 참여했다는 추가 증언이 오히려 더 활발해지고 있다.

 유 씨의 경우 김모 중령과 같은 본부대 소속으로, 당시 본부대가 교도소 남쪽에 주둔했다는 점에서 “시신을 리어카에 싣고 상당히 먼 곳을 돌아서 갔다”는 유 씨의 설명이 현재 발굴이 이뤄지고 있는 북쪽 지역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5·18재단은 해석하고 있다.

 다만, 신 전 소령과 유 씨 모두 현재 발굴 장소에 대해서는 각각 “현재 발굴조사 지역이 아닌 것 같다” “교도소 담장에 너무 가까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3공수여단 11대대 병장이었던 이모 씨의 “직접 광주교도소 구내에 시위대 사망시체 5구를 매장했다”는 증언과 이와 비슷한 3공수여단 11대대 김모 소령의 증언은 교도소 남쪽지역에 대한 현장 확인조사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이 씨는 최근 교도소를 찾아 5·18재단과 현장을 둘러보며 의심 지역을 지목해주기도 했다.

 5·18 당시 광주교도소에서 근무한 교도관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1감시탑 지하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밝혀 해당 감시탑 지하공간에 대한 확인도 이뤄졌다.

 특히, 5·18재단은 3공수여단 소속으로 광주교도소에 파견됐던 군인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5·18재단 “제보자들 모셔 현장 확인”

 지난 17일 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양래 상임이사는 “발굴조사가 시작되고 사회적 관심을 끄면서 3공수 부대원들이 제보를 해오고 있다”며 “이 제보들이 구체적이고 의미있다고 판단해 제보자들을 모셔 발굴 범위를 좁히고 정밀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5·18재단의 현장 방문 요청에 대해 신 전 소령은 가까운 시일 내 일정을 잡기로 했고, 유 씨도 “(현재 발굴지역이)아닌 것 같아 전화한 것인데 피할 생각 없다”며 적극 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