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생활쓰레기 수거현장 동행 취재

▲ 21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생활쓰레기 수거 작업 모습. 음식물 쓰레기 수거는 운전자 포함 3인 1조로 작업하는데 차량에 설치된 대형 쓰레기통을 끌고 다니며 집집마다 내놓은 음식물쓰레기를 모아 차에 싣는다.
 “빠진 인원 없죠? 오늘도 파이팅 하시게요. 자 하나, 둘, 셋, ‘파이팅’!”

 아직은 칠흑같이 어두운 21일 새벽 5시40분. ‘파이팅’ 소리가 차디찬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서로의 얼굴을 가늠키도 어려운 적막이 감싼 시간이다.

 환경미화원들의 하루가 시작되는 광주 광산구 ‘클린광산’ 앞 풍경이다. 이날 어김없이 찾아온 새벽을 깨우며, 환경미화원들이 분주하게 채비를 서둘렀다. 본보가 동행, 이들의 새벽을 함께 했다.

 클린광산은 광산구 내 생활환경쓰레기 수거를 담당하고 있는 용역 업체다. 3인 1조, 15명의 환경미화원이 5대의 수거차량으로 광산구 일대를 누비고 있다.

 본격적으로 거리에 나서기 전 출근 인원 확인과 간단한 체조가 이어졌다. 미리 시동을 켜 둔 수거차량 불빛에 의지해 진행되는 새벽 조회다.

▲“새벽 근무 폐지“ 우린 반대에요”
 
 “저희 몸은 새벽 근무에 적응했어요. 요즘 새벽 근무 폐지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저희는 반대에요. 오히려 이동 차량이 많지 않아 일을 빨리 끝낼 수 있는 새벽이 일하기가 좋죠.”

 8년 넘게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A씨가 체조를 다 마치기도 전 이같이 말했다. 최근 환경미화원의 사망 사고 이후 일고 있는 ‘새벽 근무 폐지’ 여론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실제 이날 오전 6시 도로에 나선 수거 차량은 깜깜한 차도 위를 막힘없이 질주했다. 출근 시간대 정체를 피할 수 없는 도로도, 불법주정차로 몸살을 앓는 골목까지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와 달리 2시간 정도 쉴 틈 없이 이어진 수거 작업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

 새벽 시간대엔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돈다.

 100미터 이내에 촘촘히 나타나는 쓰레기통들이 미화원들을 차에 올라타지 못하게 붙잡았다.

 환경미화원들이 모두 혀를 내두르는 ‘진짜’ 문제는 업무 강도에 있었다.

 “출근 시간인 오전 8시 이전에 많은 작업을 끝내려고 해요. 때를 놓치면, 수거차량이 잠시라도 정차해 있을 수 없죠. 뒤에서 차들이 빵빵 거리고, 욕도 날라 오고요. 작업 시간도 늦어지지만, 다른 문제들이 커지죠.”
 
▲싣고 또 싣고… 쏜살같이 거리로

 아파트 한 단지를 도는데 5분 남짓 속도전이 한동안 지속됐다. 사진 촬영을 위해 셔터를 몇 번 누르자마자 수거 차량이 눈앞에서 사라질 정도였다.

 차량별로 생활쓰레기(2대), 음식물(2대), 재활용(1대) 쓰레기를 분담하고 있는데, 같은 구역에서 마주쳐 복잡해지는 것을 피해 동선도 적절히 분배된 듯 했다.

 수거 차량은 한 번 놓치면 다시 만나기 어려웠다. 쏜살같이 다음 수거 장소로 이동하는 차량을 쫓기 보다는 한 장소에 머무르며 대기하는 방법을 택했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 지나간 뒤 오전 7시께 생활쓰레기 수거 차량이 나타났다. 차량 뒤 발판에 두 명의 환경미화원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다. 두 발만 간신히 올라 탈 수 있는 좁은 발판이었다.

 환경미화원들은 차량이 정차하자마자 차에서 뛰어 내려와 곧장 쓰레기봉투들을 집기 시작했다. 1~2초 당 두 세 개의 쓰레기봉투가 차에 실렸고, 마지막 쓰레기봉투와 함께 환경미화원들도 차량 발판에 올라섰다.

 마지막으로 셔터를 누르려고 카메라 렌즈를 향한 순간 수거 차량은 또 저만치 사라져가고 있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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