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18.01.22 (월) 09:50

광주드림 뉴스 타이틀
 최신뉴스
 시민&자치
 경제
 교육
 복지/인권
 문화
 환경
 스포츠
 의료
 지구촌
뉴스시민&자치
'휴게실을 갖다' 중형버스 회차지 “올 겨울은 살겠다”
용봉·유덕동 등 일부 설치 ‘움막’ 생활 설움 씻을까?
“여전히 많은 회차지 휴게실 없어, 전수조사 시급”
김우리 ur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7-12-27 06:05:01
▲ 유덕동 회차지에 설치된 시내버스 운전기사 휴게시설.

 “처음으로 쉴 곳이 생겼는데, 말해 뭣하겠어요? 원래 겨울에는 따뜻하게 쉬어본 적이 없었어요. 전보다 몸도, 마음도 가벼우니까 손님들이 말을 걸어도 더 친절하게 대하게 돼요.”

 지난여름 땡볕 아래 쉴 곳은 ‘움막’ 뿐이던 중형버스 운전기사들에게 처음으로 실내 휴게실이 생겼다. 이번 겨울부턴 혹한도 피할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된 것이다.

 지난 9월 경 광주시와 시내버스사업조합은 서구 유덕동 덕흥대교 및 회차지에 컨테이너 한 동을 설치했다. 컨테이너는 단열과 환풍이 잘 되는 구조로 전기매트, 티브이, 전기포트, 에어컨 등 기본적인 집기들도 갖추고 있다.

 주로 장거리 운행을 마치고 40분가량 쉬어가는 이곳 회차지는 그동안 휴게공간이 전무해 운전기사들이 지은 움막(본보 7월28일 ‘광주 중형버스 운전사들 움막 쉼터’)으로 버텨왔었다.

 26일 유덕동 회차지를 찾아 중형버스 운전사 A씨를 만났다. 광주 외곽을 돌며 장거리 운전을 하고 40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던 A씨는 중형버스 운전경력 5년 만에 “처음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온기매트·온수 공급 등…“지친 몸과 마음 회복돼”

 “작년까지 버스 안에서 침낭을 덮고 쉬었어요. 침낭 하나도 모자라서 두 개를 겹쳐서요. 공회전이 안 되니 난방을 꺼야하는 상황에서 그렇게라도 해야 버티니까 할 수 없었죠.”

 이전 A씨는 겨울엔 침낭으로, 여름엔 부채 하나로 휴식시간을 견뎌왔다. 냉난방을 켤 수 있는 운행 시간보다 휴식시간이 오히려 고역이었던 셈이다. 때문에 운전사들 사이에선 “쉬는 게 아니라 벌 받는 것 같다”는 푸념이 일상이었다.

 “새벽 출근에 저녁 늦게 퇴근하는 중노동은 같지만, 휴식시간을 잘 보내니까 전보다 몸이 가벼워요. 몸이 편해지니 마음도 가볍고요. 피곤할 때 손님들이 말을 걸으면,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말았는데 요즘엔 한 마디라도 더 건네게 되더라고요.”

 이곳 회차지는 휴게실이 설치된 이후 중형버스 1187번 노선까지 이곳에서 쉬어가게 돼 하루 총 15대 정도가 들른다.

 최근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 회차지에서도 바깥에서 떨고 있는 운전원들이 보이지 않게 됐다. 유덕동 회차지와 비슷한 시기 이곳 회차지에도 번듯한 휴게공간이 마련된 것.

 시내버스사업조합은 광주비엔날레 재단 건물 창고 공간을 운전기사들의 휴게시설로 리모델링했다. 광주시의 협조로 비엔날레 재단에 임대료를 지불하고, 휴게실 옆 화장실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곳 회차지 역시 중형버스 회차지로 하루 17대가 쉬어 간다.

 “그동안 쉴 곳이 없어 운전사들끼리 몸을 맞대고 체온을 유지해야 했어요. 운전사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광주시에 화도 많이 났었습니다. 이제라도 휴게실이 생겨 다행이라는 말 밖에요. 아직도 휴게실이 없는 회차지도 정말 많다고 하는데, 걱정이네요.”
 
▲50여 곳 중 4~5곳만 혜택 그쳐

 올해 휴게시설이 생긴 회차지는 50여 곳의 중형버스 회차지 중 일부에 불과하다. 광주시에 따르면, 용봉동, 유덕동, 진곡산단, 효령노인타운 등 4~5곳 정도만이 개선됐을 뿐이다.

 시내버스사업조합에 시설개선을 위한 예산이 책정돼 있지만, “도심 외곽을 도는 중형노선이 워낙 많은 데다 부지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로 조치가 미뤄지고 있다.

 현재 22곳의 주요차고지의 경우, 광주시가 매년 사업비를 책정하고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에 광주시가 나머지 중형버스 회차지의 실태파악을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대책마련을 고심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비정규직인 중형버스 운전사들이 1년 계약직 신분으로 시설개선을 요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운전기사들의 근무여건이 시민들의 안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휴게시설 확보는 가장 기본적인 근무여건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비정규직 중형버스 운전기사들은 하루 8회 운전으로 1회 운행시간은 80분 가량으로 격일근무에 하루 16시간을 일한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26일 찾은 유덕동 회차지의 휴게시설에서 운전사들이장거리 운행의 피로를 풀고 있다.
올 여름 운전사들이 머물던 움막 쉼터.


< Copyrights ⓒ 광주드림 & gjdream.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싸이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Naver) 요즘(Daum) 네이버 구글


  이름 비밀번호 (/ 1000자)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허위사실 유포, 도배행위, 광고성 글 등 올바른 게시물 문화를 저해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개정된 저작권법 시행으로 타언론사의 기사를 전재할 경우 법적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습니다.
 
댓글 0   트래백 0
 





[딱꼬집기]지속가능 공동체 최봉익 선생님의 ‘계, 실,
 용진산 아래 본량동을 찾았다. 수년 간 광주를 중심으로 지역 현장을 답사해...
 [청춘유감] 이것은 오랫동안 반복된 일이다...
 [편집국에서] 언론의 자유, 소유주의 자유...
 [아침엽서] 외로우니까 사람일까?...
모바일
하단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