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통합 찬반·대표 재신임’ 투표 결과 공개
안철수 통합 추진 날개냐 제동이냐 갈림길

▲ 국민의당 소속 광주 지방의원들이 지난 2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관련, 전당원 투표 거부 입장을 밝혔다.<광주드림 자료사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당이 올해 마지막 날 최대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28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바른정당과의 통합 관련, 안철수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국민의당의 전당원 투표가 전날부터 진행되고 있다.

‘케이 보팅(K-Voting, 온라인투표)’은 이날 저녁 7시에 마감되고, 29일부터 30일까지는 온라인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ARS 투표가 진행된다.

이날 오후 1시50분 기준 투표율은 16.4%로 전체 당원 25만5786명 중 4만1957명이 참여했다.

첫날 14%로 기대 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 찬성파가 한껏 고무됐었지만 이틀째 투표율이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

적용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이번 투표율이 국민의당 당규에 명시된 유효 정족수인 3분의 1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통합 반대파는 “통합에 반대하는 당원은 사실상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투표 참여자들은 안 대표를 지지하는 쪽일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투표율을 떠나 결과 자체는 뻔하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다만, 33%의 투표율을 넘지 못한채 안 대표가 재신임을 얻는 것과 33%를 넘기면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은 이후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안 대표는 이번 전당원 투표를 두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호남의 민심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펴고 있다.

최근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국민의당 지방의원, 당원들이 통합에 반대하며 ‘투표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국민의당 전체 당원 중 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53%에 달한다.

만일 30%에 미치지 못하는 투표율이 나올 경우 호남의 ‘보이콧’이 현실화됐음을 보여주는 결과가 될 것이란 게 반대파 측의 예상이다.

통합 반대파 측 한 관계자는 “지난 전당대회 때도 온라인 투표보다 ARS 투표 참여가 더 저조했다”며 “현재 추세로 보면 20% 안팎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 측은 지난 전당대회의 투표율인 24.26%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를 고려할 때 안 대표가 이번 투표에서 얼마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반대파는 이미 “투표는 어쩔 수 없더라도 전당대회만큼은 저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이상돈 의원이 전당대회 의장이고, 부의장을 맡고 있는 윤영일·이용호 의원 등도 통합에 부정적이다.

거꾸로 안 대표 입장에선 전당대회로 향하는 길의 저항을 최소화하자면 전당원 투표에서 ‘쐐기’를 박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투표 결과는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 결과가 결국은 국민의당의 통합 또는 분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5% 지지율을 보이지만 통합하게 되면 훨씬 더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이번 통합은 반드시 덧셈 통합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TBS-R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처음엔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겠다고 했던 안 대표가 이제는 자신에 대한 신임 투표라고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전당원 투표는 원천무효다”며 “지난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절대로 없다고 했던 안 대표가 이제는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안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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