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질 향상·쉼터에 컨테이너

▲ 2800원에서 3250원으로 식비가 인상되며 전보단 조금 나아진 광주 시내버스 식단.
 2017년간 한 해 동안 시내버스의 근무환경에 속속 변화가 생겼다.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히던 버스 운전사들의 저질 식사 문제도 개선됐고, 움막에서 폭염과 혹한을 견디던 중형버스 회차지 쉼터도 좀 더 나은 쉼터로 바뀌었다.

 지난 4월부터 광주광역시와 버스사업조합은 ‘광주 시내버스 식사질 개선안’을 구상해 △한 끼 단가를 평균 3250원으로 인상(당시 평균 2800원) △노사정 참여 식당운영위원회 구성 △기종점 식당 관리 영양사 고용 △식당 운영권·6개 대표 식재료 공급업체 공개입찰 △식재료비 2050원·운영비 1200원 분할 △9개 식당을 5개 구역으로 통합 관리 하는 방안 등을 구상했다.

 그러나 개선 예정일이었던 7월까지 기종점 식당 운영자 공개 입찰이 4차례 무산되며 식재료비 1900원·운영비 1350원으로 비율을 조정해 수의계약을 진행했고 쌀·김치·고기·해산물 등 4개만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것으로 축소됐다. 식당 통폐합·규모 확대를 통해 식당 운영의 안정화 시도 역시 “식당 2곳을 한꺼번에 운영하기 어렵다”는 점주들의 반발로 좌절됐다.

 이 때문에 “광주시의 실질적인 식사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7월 변화된 기종점 식당을 이용하는 운전원들은 비교적 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광주시내버스노조 한상복 위원장은 “예전에는 식비 단가 인상이 있더라도 식재료비와 운영비가 분리되지 않아 시간 지나면 도루묵이 된 적 많았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쌀·김치·고기·해산물 등 식재료비와 운영비를 분리·적용하고 있으므로 그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컨테이너 쉼터 하나 없이 ‘움막’ 수준의 열악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해왔던 중형버스 회차지도 지난 9월부터 하나씩 개선되고 있다. 지난 7월 본보가 ‘광주 중형버스 운전사들 ‘움막 쉼터’(7월28일자)’를 통해 광주시 외곽을 도는 장거리 중형 버스 운전원들이 변변한 휴게시설 하나 없이 지내는 현장을 조명하면서 생긴 변화다.

 지난 7월, 1년 단위 계약직인 중형 운전기사들은 공회전조차 할 수 없어 버스 안에서 냉난방조차 하지 못한 채 30분~50분 가량의 휴식시간을 견뎌야 했다. 광천동 회차지는 휴게공간이 폐쇄되면서 화장실 청소와 회차지 청소까지 운전원들의 몫이었고, 폭염을 나무 그늘 아래서 장판을 깔아놓고 버텨왔다. 유덕동 회차지의 버스기사들은 노상에서 대나무와 폐현수막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움막을 꾸리거나 인근 대교 밑 평상에서 견디는 처지였다.

 이 때문에 9월 광주시는 “중형버스 회차지 내 휴게실과 화장실 등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시와 버스사업조합, 시내버스 노조는 주요 회차지 22개를 제외하고, 총 62개 노선의 중형버스들이 머무는 회차지가 총 몇 개인지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했다.

 그나마 올해까지 용봉동, 유덕동, 진곡산단, 효령노인타운 등 4~5곳의 회차지가 우선적으로 개선됐다. ‘움막’을 짓고 지냈던 유덕동 회차지에는 우선적으로 컨테이너 한 동이 설치돼, 전기매트와 티비, 전기포트, 에어컨 등 기본적인 휴게 시설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곳 회차지는 휴게실이 설치된 이후 중형버스 1187번 노선까지 이곳에서 쉬어가게 돼 하루 총 15대 정도가 들르고 있다. 비슷한 시기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 회차지에도 광주 비엔날레 재단 건물 창고 공간을 운전기사 휴게시설로 리모델링했다. 이 중형버스 회차지도 하루 17대가 쉬어간다.

 그러나 2017년 휴게시설이 생긴 회차지는 50여 곳의 중형버스 회차지 중 일부에 불과하다. 여전히 광주시와 시내버스사업조합은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전수조사와 대책 마련 없이 “도심 외곽을 도는 중형 노선이 워낙 많은 데다 부지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추진이 어렵다”며 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태다.
양유진 기자 seoyj@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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