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가 가당키나“ 꺼져가는 불씨 연명일 뿐”
“세만 불리는 게 정치 아냐, 이제는 속지 않을 것”

▲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 의원 모임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가 지난 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광주·전남 당원 간담회에 참석한 반대파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선언을 한 이후, 국민의당을 향한 광주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은 더욱 싸늘히 식어갔다. 시민들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실망감만 안겨준 국민의당에게 마지막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18일 국민의당-바른정당을 이끌고 있는 안철수·유승민 대표는 ‘통합선언’을 발표했다. 이미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강행할 것으로 가닥 잡혔던 상황. 호남 민심은 “변수 없는 결말”에 황망함을 느꼈다.

 특히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특히 50~60대 중장년층의 실망감이 두드러졌다.
 
▲“철새처럼 왔다리 갔다리…”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는 60대 이 모씨는 “철새처럼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에 이골이 난다”며 안 대표를 비난하고, “감자탕 팔던 식당이 장사 안 되니 짜장면 팔고, 이제는 화장품까지 팔려고 한다”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일갈했다.

 이어 “정치 셈법으로 세만 불리려는 정치인 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 유권자들이 희망을 걸 수 있겠냐”며 “아무리 정치가 셈법이 중요하다지만 중심 없이 계산만 해대는 정치는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국민의당에 걸었던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작금의 추락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며 “국민의당이 DJ정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해 표를 던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마저도 확실하지 않게 돼 지역민들을 실망시켰다”고 덧붙였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지지기반인 호남을 중심으로 예상 밖의 성공을 거뒀었다. 지난 대선 민주당에 60% 넘는 지지율을 보내면서도 안 대표에게 많은 표를 던졌다.

 시민 장 모 씨는 “국민의당은 DJ운운하면서 진보와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안철수 사당이나 마찬가지로 전락했다”며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 등을 의식하면서 수구보수새력과 야합하는 지금 정당사의 수치스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분노했다.

 또한 “광주와 전남의원들 역시 처음부터 뿌리 없는 장당으로 출발한 일이어서 결과적으로는 당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오는 6월 있을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민의당 정체성 실체 알게됐다”

 이에 대한 청년 유권자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대 대학생 김 모 씨는 “어차피 당세가 바닥을 친 국민의당으로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정치적 생명연장을 위한 최후의 선택지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국민의당의 정체성이 얼마나 불분명한지 제대로 알게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 대해선 “민주당, 국민의당을 기준으로 표를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치가 으레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후보를 가려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리얼미터가 정초에 발표한 정당별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50.3%, 한국당 16.8%, 국민의당 6.2%, 정의당 5.7%, 바른정당 5.6%였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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