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에 공문 통해 “30일까지 해외자본 유치 동의” 요구
노조 “해외매각 유보해야 대화” 채권단에 다시 입장 전달
“채권단 전향적 입장 없어…14일 총파업 등 대응 기조 유지”

▲ 지난 9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일대에서 금호타이어 노조가 전조합원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연 가운데, 노조 조합원들이 해외매각 철회를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해외매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노조의 입장표명 요구에 ‘해외매각 추진’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이달 30일까지 경영정상화 방안과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동의’를 노조에 요구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물러설 수 없다”고 밝혔다. 14일 예정 총파업도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1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노조의 해외매각 철회 등과 관련된 당행 입장 표명요구에 대한 회신’ 공문을 보내와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가 최선의 대안”이라며 “더블스타 자본 유치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것으로 산업은행은 “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와 원활한 협의를 통해 자본 유치를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30일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사 자구안 합의와 해외자본 유치 동의를 완료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금호타이어 노조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금호타이어 사측도 노조 설득에 나섰다.

금호타이어 김종호 회장은 지난 12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송신탑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호타이어지회 조삼수 대표 지회장, 정송강 곡성지회장을 만나 “법정관리만은 막자”며 “농성을 풀고 내려와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김 회장은 해외매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노조는 “지난해만 해도 임직원 사퇴를 결의하는 등 해외매각을 반대했던 사측이 이번엔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채권단의 입김에 의해 사측도 해외매각 설득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화 제안에 대해선 “지금 상황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풀어야 한다”며 “굳이 사측과 대화할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업은행이 중국 더블스타로의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엔 문재인 정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마침 산업부도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국회에서 민주평화당이 개최한 ‘한국GM 군산공장 및 금호타이어 문제 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산업부 문승욱 산업혁신성장실장은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사측, 정부까지 나서 해외매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정오까지 채권단과 정부에 “해외매각 철회”를 요구했던 금호타이어 노조는 원했던 답이 나오지 않자 “총파업 등 투쟁을 계획대로 진행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5일부터 조삼수 지회장과 송신탑 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정송강 곡성지회장은 “아직까진 채권단의 대화 의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해외매각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우리도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대화를 하기 위해선 최소한도 해외매각 유보한다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뜻을 담아 산업은행 공문에 대해 다시 노조의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4일 ‘더블스타 해외매각’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광주공장과 전남 곡성공장, 경기 평택공장 등 조합원 3500여 명과 비정규직 조합원 500여 명이 24시간 파업 투쟁을 벌인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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