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관두고 광주서 쉐어하우스, 자취생 모임까지
“세상이 놀이터,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 혼족스 모임. 왼쪽 창가쪽에서두번째가 김상은 청년.
 -자기 소개와 하는 일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두 아이의 아빠이고 공인중개사이자 프로그래머이며 동시에 구름집 쉐어하우스 운영자인 김상은입니다. 아차! ‘혼족스’라는 자취생 모임 파운더(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되어 장기적으로 ‘배달의 민족’같은 참여형 인테리어 서비스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참여하시는 인테리어 종사자 분 중 사회적 가치에 관심있는 분은 도시재생 쪽으로 함께 활동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이걸 보고 함께하고자하는 인테리어 업계 종사자 분들이 연락하면 좋겠네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공인중개사도 취득! 다양한 삶의 이력이 눈에 띄네요. 하시던 일을 그만두고 광주에 온 이유는요?

 △제가 퇴사 초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입니다. “그 좋은 직장 왜 그만뒀어?” 네, 저는 취준생이면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할만한 회사인 삼성전자에 다녔습니다. 일을 그만 두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뭐랄까 그냥 즐겁지 않았어요. 그리고 “내 삶이 이렇게 지속 된다면 내가 행복할까?”라는 고민과 동시에 주위에 직장 동료와 상사를 둘러보았어요. 그들의 표정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행복이라는 기준은 추상적이고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직장은 제가 원하는 행복의 요소를 충족시켜주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졸업한 모교가 있으면서 동시에 처갓집이 있는 광주로 갈 것인가, 아니면 고향인 경북 영천으로 갈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퇴사한 것도 부모님에겐 걱정거리와 상처일텐데 고향으로 내려가면 또 상처를 드리는 것 같아 광주로 왔습니다. 근데 나중에 부모님은 왜 고향으로 안내려오고 광주로 갔냐고 서운하다 하시더라구요.
 
▲퇴사 이유? “정말 즐겁지 않았어요”
 
 -구름집 쉐어하우스와 혼족스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구름집은 쉐어하우스에 좋은 기억이 있어서 창업하게 됐어요. 제가 캐나다에서 살면서 한 지붕 아래 살던 하우스메이트를 통해 엄청난 경험을 했었어요. 어학연수 가면 ESL(제2언어로서의 영어) 수업을 다니면서 공부하는게 보통인데 저는 쉐어하우스에서 함께 살던 누나로부터 캐나다 원어민을 소개 받았아요. 그분이 저를 귀국할 때까지 아들처럼 대해줬어요. 사실 지금 생각해도 이런 행운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0.001%의 확률도 안될 것 같아요. 되돌아보면 제게 항상 좋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혼족스’라는 모임은 막연히 쉐어하우스에 입주한 사람들과 전남대 인근 자취생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전남대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북구청의 새내기마을모임 공고문을 보고 바로 주무관께 찾아갔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썼는데 그게 혼족스의 시초가 됐네요.
 
 -혼족스와 구름집, 정확한 뜻이 뭔가요?

 △혼족스는 말그대로 ‘혼족s = 혼자 뭔가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쉽게 설명하려고 자취생 모임이라고 칭했으나 2017년 기준으로 유부남도 있었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친구들도 있었고 자취생도 있었습니다. 사람이 그리운 분은 누구나 참여가능합니다. 단 포교활동금지 서약서는 꼭 받습니다.

 구름집은 포근한 느낌이 드는 쉐어하우스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었습니다. 혼족스와 구름집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것 같아요. 영상에 관심 있는 친구와 공모전에 나가서 입상하기도 했구요. 함께 여행도 갔었고, 자취하는 친구들 특성상 과일이나 물품 소량구매가 힘든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 공구도 진행했었습니다. 원룸 입주 시즌에는 자취방 선택 시 조심해야할 정보를 보기 쉽게 카드뉴스 형태로 배포하기도 했구요. 그리고 그 친구들과 인연이 돼서 올해는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함께 나가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좋은 공간보다 좋은 관계가 더 행복”

 -쉐어하우스 어떤 점이 좋을까요?

 △쉐어하우스는 일본을 포함 다양한 나라에서 이미 검증된 주거방식입니다. 역사도 오래됐구요. 다만 우리나의 경우 최초의 기업형 쉐어하우스라 불리는 “WOOZOO”가 2014년에 시작되어 4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쉐어하우스 문화가 다양한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 공간이 강조된 형태, 공유공간이 강조된 형태, 커뮤니티가 강조된 형태, 다양한 형태가 존재합니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적인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좋은 공간 보다는 좋은 사람과 좋은 관계 속에서 사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는게 제 의견입니다.
 
 -실제 쉐어하우스에 사는 청년들과 달리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들이 많을텐데.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게 쉽지 않아요. 특히 지방의 경우 서울대비 임대료가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에 1호점 운영하는만큼의 수익을 내려면 지방에서는 2~3호점을 운영해야 하죠. 서울은 애초에 집값이 비싸(2017년 5월기준 평균 주택매매가격 4억7500만 원)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리모델링 비용에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집값이 저렴해(2017년 5월기준 평균 주택매매가격 1억7100만 원) 같은 리모델링 비용을 들이더라도 30~40%가 저렴한데도 더 비싸게 느껴지는게 사실입니다.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비용 회수에 대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죠.

 그래서 서울의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처럼 민간단위의 광주형 리모델링 보조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려는 공급자들에 대한 교육을 지자체 단위에서 전문가와 협력해 제공할 수 있다면 도시재생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에요.
 
▲“혼족스 참여 원하시면 연락 주세요”

 -다양한 프로그램밍 관련 활동도 진행하시는 걸로 들었어요.

 △세상이 놀이터 같은지 전 왜 이렇게 하고 싶은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제가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프로그래밍 같아요. 그래서 몇 달 전에 혼족스 친구들과 함께 해보려고 유아·어린이 코딩교육 사업을 준비했어요. 코딩학원이랑 뭐가 다르냐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청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나아가 취준생인 친구들도 이쪽으로 밥 먹고 살 수 있는 구조가 되면 좋은 구조 아닐까요?
 
 -2018년 대표님 개인과 혼족스와 구름집의 계획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올해 목표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만큼 사업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작은 성과라도 이루어내는게 목표구요. 사회적으로도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혼족스는 작년처럼 자취생 분들 중에 원하시는 분이 계시면 신규 회원도 받고 방학 시즌이되면 카드뉴스도 배포해보고 기회가 되면 과일공구나 물품공구도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사실 혼족스 모임의 규모를 키우고 싶긴한데 쉽진 않네요. 혼족스 참여원하시는 분은 연락주세요.

 구름집 쉐어하우스는 시간상 여러 호점을 늘리기보다는 주변에 하려는 사람들을 서포트해주고 신규 운영자들을 발굴해나가는 쪽에 집중할 것 같아요. 광주시 주최, 광주공유센터 주관의 공유경제 아카데미 강의을 시작으로 쉐어하우스 강의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활동이 은퇴하시고 사회적인 일과 결부시켜 활동하고 싶어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상은 청년을 만나는 방법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12448093675

이메일 inspireworld@naver.com

혼족스 페이스북·홈페이지: http://facebook.com/honjokscom, http://honjoks.com

구름집 홈페이지·블로그: http://gurumhouse.com, http://blog.naver.com/inspireworld

문정은 <광주청년센터 더숲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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