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광장서 세월호 4주기 추모문화제

▲ 세월호 4주기를 맞아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광주시민분향소.
 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 오후 7시 광주 5·18민주광장에선 추모문화제가 한창이었다. 2014년 4월16일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추모의 걸음들을 이어가고 있었다.

 해가 거듭할수록 추모객은 줄어든다지만, 기억하고 행동하려는 시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간절했다. 지역에서 추모활동을 지속해온 세월호광주시민상주들과 시민사회가 기획한 이번 추모행사에서 그 간절함이 노란리본, 시민분향소, 대형현수막 등 곳곳에 스며있었다.

 특히 학교에서 ‘세월호 주간’을 맞아 추모행사와 안전교육 등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추모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발언에 나선 광주여상 고유정 양은 지난 14일 광주청소년촛불문화제에 이어 4주기 추모문화제에서도 마이크를 잡았다.
 
▲시민분향소 운영…추모순례·공연·전시 등 행사

 “저는 세월호 참사 당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학생이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가 나와서 잘 알지 못한 채로 엄마와 함께 진도 팽목항에 봉사를 가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유가족 분들의 울음소리, 구급차 사이렌 소리 등 모든 소리를 들었던 것 같아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진도 앞바다를 보며 당시 더 어렸던 고유정 양은 “여태 보고 듣지 못했던 ‘슬픔’”을 경험했다.

 “그때의 경험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많은 분들이 4년이 지난 지금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해요. 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부정적 여론, 또 그로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분들은 그대로입니다. 이것을 저는 ‘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세월호 참사가 낳은 비극은 그대로인데, 점점 잊혀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호소였다.

 학생들은 추모공연에도 참여해 연기, 노래, 춤 등으로 슬픈 감정을 표출해냈다. 이를 지켜보는 어른들의 마음도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학생들을 떠올리며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4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아직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런데, 추모행사도 전년도에 비해 작고 추모객들도 많이 줄었네요. 그렇다고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렇게 기억하려는 학생들이 많고, 행동할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또 다른 시민도 “1주기, 2주기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추모행사를 보니 세월호 참사가 잊혀져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지만, “그럴수록 더 기억하고 행동하려는 개인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4년 간 바뀐 건 없다, 더 기억하고 행동할 때”

 세월호 참사 4주기 추모문화제 ‘기억하라!! 행동하라!!’ 무대 옆에선 시민분향소가 운영 중이었고, 리본 조형물에는 수백여 명의 추모 메시지가 달렸다.

 시민분향소 옆에는 416 재단 설립에 힘을 보태달라며 416 기억회원모집을 안내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광장 바닥 한켠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의미하는 304켤레의 신발로 ‘물음표’를 가득 채운 퍼포먼스 작품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한편 추모문화제에 앞서 ‘빛고을1000일 순례단’이 준비한 피켓을 들고 충장로 일대를 돌며 시민들에게 세월호 4주기를 알렸다.

 추모문화제는 ‘가락지’ 풍물패 공연을 시작으로 주먹밥 나눔, 416 재단 후원금 전달 등 부대행사가 진행됐다.

 배우 지정남씨가 사회를 맡은 본 행사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위로를 건네는 제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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