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가 협동조합’ 16일 수완지구 원당산 숲길서 개장
수공예작가들, ‘셀러’로 ‘운영진’으로 장터 부흥 나서

 한 땀 한 땀 정성이 깃든 수공예 작품은 ‘세상 유일’이라는 브랜드를 갖는다. 그래서 수공예 작가와 소비자 간 사이는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것’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지는 인간적 만남이다.

 광주에서도 수공예 중심의 ‘살랑가 프리마켓’이 첫 선을 보인다. 수공예 작가 50여 팀이 16일 원당산 숲길에 매대를 펴고, 직접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판로가 부족했던 수공예 작가들에겐 새로운 입지가 열리고, 소비자들에게도 특별한 장터가 문을 여는 셈.

 살랑가 프리마켓 준비에 한창인 ‘살랑가 협동조합’ 회원들을 지난 11일, 공방 ‘밀크루미(광산구 운남동)’에서 만나봤다. 살랑가 협동조합 대표 이현숙 씨의 공방인 이곳에서, 다섯 명의 회원들은 막바지 프리마켓 준비로 열띤 논의 중이었다. 살랑가 협동조합은 살랑가 프리마켓 주관 단체다.
 
▲ 수공예 셀러 45팀 이상 참여 풍성
 
 “셀러분들도 참여하는 단톡방(SNS 단체 카톡방)이 있어요. 요구사항들을 수렴해서 실현할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에요. 그런데, 여기 협동조합 회원들도 각자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서 이렇게 함께 모여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네요.”

 살랑가 협동조합 이현숙 대표는 “생각보다 판이 커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 ‘광주시 마을공동체 공유촉진사업’을 통해 ‘모태보태 장터’ 운영에 참여했던 이 대표. 그 성과에 이어 올해도 기회가 찾아왔고, 작년 함께한 작가들과 ‘살랑가 협동조합’으로 팀을 꾸려 사업을 맡았다.

 살랑가 협동조합원들도 모두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쌀강정 등 전통먹거리를 손수 만드는 ‘비단향꽃무’의 류숙경 작가, 뜨개공방에서 최근 디저트가게 ‘달콤주의보’를 개업한 박수진 작가, 천연화장품과 캔들 공방 ‘스키나드’의 배경숙 작가, 리본공예 ‘수수한공방’의 이주희 작가가 그들이다.

 “지난해 장터를 열고나서 각지에서 저희를 불러주셨어요. 생각해보니 정작 광주에선 수공예 중심의 프리마켓이 없더라고요. 우리 다섯 명(조합원)으로만 만들어갈 순 없는 것이어서 판을 벌이자 했더니 이렇게까지 규모가 커진 거예요.”

 이번에 열리는 1회 살랑가 프리마켓에는 수공예 셀러 작가 45팀 이상, 젊은 농부들로 구성된 로컬푸드 3팀, 디자인제품 2팀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장터는 판매뿐 아니라 호박팔찌·강정 만들기 체험활동과 4팀의 공연도 진행된다.
 
▲“광주에도 이런 프리마켓 하나쯤 있어야”
 
 “공방 운영하랴, 프리마켓 운영하랴, 판매물품 만들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죠. 시 지원금으로 운영하는 프리마켓이기 때문에 작성해야 할 서류도 많고요. 하지만, 저희 이익을 위해서만 이 일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광주에도 수공예 프리마켓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고, 또 모여 보니까 시너지도 큰 것 같고요.”

 운영진으로 참여한 다섯 명의 작가들은 이번 프리마켓에서 개인 매대를 설치하지 않고, 2~3개만 차려서 교대로 운영할 예정이다. 프리마켓 준비로 각자의 물품 제작할 시간은 부족했기 때문. 그럼에도 “더 많은 걸 얻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이주희 작가는 “실질적인 영리 추구는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측면에서 확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터 한 번 치르면 수공예 작가들의 판로 개척뿐 아니라 단체와 단체 간 연대가 이뤄지고, 일부 소비자는 작가로 변신, 다시 셀러로 참여하는 선순환도 가능하다”는 것.

 수공예 작가들은 대부분 여성들로 혼자 제품을 만들고, 판매까지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배경숙 작가는 “나 또한 경력단절 여성으로 수공예 교육을 받았는데,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집에서 소소히 만들고 끝났을 것”이라며 “프리마켓이 정착되면, 많은 여성들이 수공예를 접하고 경제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수진 작가도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다’는 말을 들을 때 정말 만족스러워 이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프리마켓에 참여하고 싶은 셀러가 줄을 설 정도로 흥행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류숙경 작가는 “셀러 입장에선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될 수 있어 판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운영진이 작가이자 셀러라는 점에서 셀러 분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면서 프리마켓을 잘 꾸려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여성 수공예 작가들 ‘확장’ 기회, 참여 기대”

 한편 살랑가 프리마켓은 2013년 모태보태 마을장터에서 시작해 2016년과 2017년 광산구 각 마을에서 축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광주시 공유촉진사업 ‘지역공유경제’를 통해 ‘작은 살림살이 정도는 지역사람들이 만들고 나누고 판매하고’라는 철학으로 살랑가 프리마켓이 출범하게 된 것. 살랑가 프리마켓은 광주시가 주최하고 살랑가협동조합, 모태보태사람들이 주관하며, 광주드림신문사, 광산구공익활동지원센터가 후원한다.

 8월을 제외하고 6월부터 11월까지 셋째주 토요일(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마다 총 5차례 열리며, 100팀 안팎의 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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