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장연주 당선자 “민주당 일색… 어깨 무거워”
“내 편에서 함께 문제 풀어주는 시의원 되겠다”

▲ 6·13지방선거에서 유일한 야당 광주시의원 당선자로 이름을 올린 정의당 장연지 비례대표 광주시의원 당선인. 지난 15일 만난 그는 더불어민주당 일색의 광주시의회 내에서 부여 받은 역할에 대해 “시민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는 내부고발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가 더 무겁네요.”

 지난 15일 광주시청 1층에서 만난 정의당 장연주 비례대표 광주시의원 당선인의 첫 마디였다.

 만남에 앞서 이제 막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고 온 그는 7월부터 제8대 광주시의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차기 광주시의회를 구성할 23명의 광주시의원 중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이 22명. 즉, 장연주 당선인은 민주당 소속이 아닌 유일한 야당 광주시의원이다.

 여러 정당들과의 경쟁에서 정의당이 민주당 다음으로 높은 정당 득표율을 얻어 만들어진 결과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은 광주시의원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에서 12.8%를 득표했다.
 
▲‘절대 다수’ 민주당 의원과 관계 고민

 67.5%를 얻은 민주당이 광주시의원 비례대표 3석 중 2석을 차지했고, 남은 1석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인 장 당선인의 몫이 됐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민주당의 압승, 독주가 선거 결과로 나온 것인데 이 민주당을 견제할 세력, 광주정치를 바꿔낼 대안 세력으로 정의당을 선택해주셨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기쁘고 감사하고, 잘 해야 한다는 사명감, 긴장감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몰려오네요.”

 12.8%라는 정의당이 얻어낸 결과는 광주에서 민주당을 제외하고 유일한 두 자릿수 득표율이기도 했다.

 정의당 광주시당과 장 당선인은 이를 “사실상 정의당을 광주의 제1야당으로 선택해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정의당의 정당 득표율이 9% 정도인데, 광주가 다른 지역보다 정의당에 더 높은 지지를 보내주셔서 12.8%라는 득표율이 나올 수 있었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민중당 등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들이 있었다. 이중 정의당이 민주당을 견제할 세력으로 선택 받은 이유가 뭘까? 장 당선인은 “나의 문제, 삶을 바꿔줄 정당이 선택 기준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나 국가 개혁 등 큰 대세를 풀어가는 것에 있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나타났다면 다른 한편으론 청년들의 삶, 비정규직 불평등 해소와 당당한 노동, 여성과 소수자 문제, 환경과 동물 복지 등 구체적으로 나의 삶을 바꿔줄 파트너가 될 정치세력에 대한 열망이 정의당에 대한 지지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요?”

지난 15일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정의당 장연주 비례대표 광주시의원 당선인(오른쪽).<장연주 당선인 제공>|||||

 본격적인 의정 활동을 시작하기까진 약 2주의 시간이 남았지만 장 당선인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고. ‘OO 문제를 같이 하자’는 요구도 다양해 당장 어떤 상임위원회에 들어가야 할지도 고민이 큰 상황이다.
 
▲‘초선’의 한계…당 차원서 팀 구성 뒷받침
 
 시의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시의원들과의 관계설정도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광주시 행정을 감시하는 일은 물론 조례 입법 등 어느 것 하나 시의원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민주당 내에서도 시민들의 요구에 공감하면서 사명감을 가진 의원들이 많을 거라고 봐요. 이 분들과 얼마든지 협력해서 일을 풀어가겠다는 생각이에요. 다만, 이게 ‘순진한 생각’이라는 지적도 있어요. 그래서 정말 저에게 필요한 건 ‘시민들의 힘’이에요. 민주당 의원들이 결코 당리당략을 먼저 내세우지 않고 시민들 뜻을 받들 수 있도록 (시의회에 대한)시민들의 압력이 작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여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눈 부릅뜬 내부고발자가 되겠습니다. 답은 광주시민들이 함께 찾아주세요.”

 광주시 행정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게 살피는 것과 더불어 광주시의회 또한 당이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장 당선인 스스로가 ‘내부고발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 안(광주시의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일들이 어떻게 안 좋은 방향으로 결정되려고 하는지를 ‘내부 고발’하고 시민들의 힘을 끌어모아서 바로 잡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해요.”

 참으로 해야 될 일이 많은 상황. 초선이라는 걱정도 있다고 털어놨다. “당 차원에서 의정 활동 경험이 있는 분들과 팀을 구성해 일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에요.”

 앞으로 의정활동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관심을 둘 문제로는 시민사회와 성평등을 꼽았다.

 지역 ‘공동육아계 조상님’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장 당선인은 월곡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아동 복지 분야 활동을 해왔고, 이후 여성노동자회, 정치개혁 광주행동 등 활동 폭을 넓혀왔다.

 이를 통해 고민했던 것이 “지역사회의 일을 해나가는 종사자들에 대한 투자”였다. “단순히 복지기관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도 그 일을 하는 분들의 처우개선이 뒷받침돼야만 그 일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어요. 활동가들이 성장하고 행복해하면서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제가 한줄기 시원한 바람,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또 광주 행정에 있어 시스템 자체가 성평등이 구현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등을 점검하고 보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정의당은 뭐가 다를까?에 줄 답 찾아야”

 끝으로 ‘어떤 광주시의원’이 되고 싶은지를 물었다. 그는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의당을 대표해 광주시의원으로 활동하는 것이니만큼 책임감과 함께 부담감 또한 컸던 것.

 “정의당이 과연 뭐가 다를까? 어떻게 달라야 할까? 저는 최대한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진보정치를 끌어가려고 하는 그런 노력을 하는 정당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비정규직, 최저임금 등 내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풀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는 정당이요.”

 어렵게 입을 뗀 그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도 그 매력을 알게 될 것”이라는 한 후배의 조언을 언급하며 본인 스스로도 “그동안 제가 느낀 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최대한 상대방의 마음이 뭘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며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시의원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분명한 답을 제시했다.

 “어떤 행동과 말을 할 때 그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이 의정활동에서도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친구나 이웃같은 광주시의원이랄까? ‘내가 억울하고 힘들 때 내편이 되어주는’ 그런 정당, 그런 시의원이 되도록 해보겠습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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