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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자연드림파크 노사 갈등 악화일로, 왜?
노조 설립 후 관리업무 등 외부 위탁…갈등 키워
부당징계 판결에도 원직 복직 막혀 “탄압” 주장
“형식적·기업별 교섭 탈피 실질 사용자 나서야”
황해윤 nab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8-07-11 06:05:01
 지난 2017년 7월 아이쿱 생협의 생산기지인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후, 사측의 부당징계 및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노동권 보장과 교섭을 둘러싸고 노사 간 잡음과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노조 조합원들 대부분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복합 트라우마 증상을 보이고 있고 특히 노동자 7명이 고위험군으로 우울감과 불안, 긴장, 수면장애 등 위기상태에 놓인 것으로 최근 확인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사측은 노사 간 갈등이 진행되고 있던 올해 초 관리업무 등을 외부 기업으로 위탁했고 노조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외주화라며 이를 거부한 노동조합원들은 충북 괴산 발령을 통보받은 상황이다. 조합원들은 지방노동위 조정을 거쳐 쟁의권을 얻어 내고 현재 파업을 진행 중이다. 구례 지역 시민단체가 중재를 위한 토론회 자리를 제안했지만 사측은 거절 의사를 밝혔다. 노사 간 대화는 막혀있는 상태다. ‘인간 존중’ ‘윤리적 소비’ 등을 추구하는 협동조합이 만든 생산기지에서 노사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형식적인 기업별 교섭이 아닌,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사업주와 법적 책임이 있는 사업주가 함께 하는 초 기업적 단체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례 자연드림파크 노사관계가 해법을 못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단체교섭 상대방이 모호하기 때문이라는 것.
 
▲효율화 위한 협동조합 간 협동이냐?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구례 자연드림파크 내 입주 업체들의 지분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구례 자연드림파크는 협동조합 전용 농공단지와 테마파크를 결합한 형태로 현재 라면공방, 도우공방, 김치공방 등 17개 생산공방과 상온·냉장·냉동 창고를 갖춘 물류센터, 그리고 영화관, 레스토랑, 게스트하우스, 사우나, 체험공방, 비어락하우스 등 9개 문화지원시설을 갖추고 있다. 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은 법적으로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아니라 상법의 적용을 받는 주식회사가 대부분이다. 입주기업들의 지분구조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사회적협동조합 아이쿱생산자회’가 대주주로 있는 협동조합 자회사들(오가닉클러스터(구 구례클러스터), 쿱농산, 쿱양곡, 쿱청과, 쿱축산)과 이들 자회사와 기타 협동조합 지향의 주식회사들, 그리고 종사자들이(오너쉽) 함께 상호 투자한 기업들로 전체적으로 보면 ‘사회적협동조합 아이쿱생산자회’가 지주회사 격으로 존재하고 자회사와 손자회사들이 복잡한 지분관계를 통해 상호 통제 가능한 지분구조를 갖추고 있다.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 연구원은 “오가닉클러스터(구 구례클러스터)와 자연드림파크 내 여러 공방(생산법인)은 생산품의 분업에서나 지분구조에서나 사실상 한 기업의 사업부들처럼 운영되고 있고 오가닉클러스터와 여러 공방(입주기업)에서 근무하는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조합원들도 실질적으로는 별개의 기업으로 경영되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노동조합 설립 이후 오가닉클러스터와 입주기업들은 법적 형식일 뿐인 기업단위로 교섭을 요구하며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센터들, 인천공항공사 협력업체들 등 최근 노사갈등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사업장들의 경우와 비슷한데 즉, 책임 있는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통합된 사업구조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기업별 교섭을 요구하다 노사 갈등을 극단적으로 키운 사례들이다. 한 연구원은 “조율되지 않고, 실질적 책임도 질 수 없는 다수의 사용자와 노조가 교섭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그다지 효과가 없다”면서 “현재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발생하고 있는 노사교섭의 어려움도 이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노조법 개정을 통해 사용자성의 확장과 초기업적 단체교섭의 법제화를 공약하기도 했다.
 
▲ 사용자 책임 회피 위한 아웃소싱이냐?

 게다가 오가닉클러스터가 올해 초 단행한 관리업무 및 테마파크 업무 외부기업 위탁이 노사 갈등을 더 첨예하게 키웠다는 지적이다. 노동조합은 노조 무력화와 고립화를 위한 아웃소싱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조합원들은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징계 판결을 받았지만 원직으로의 복직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조합원들은 위탁이 노사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며 반발했지만 위탁은 일방적으로 이뤄졌고 조합원들이 임금삭감 등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업무 수탁기업으로 고용 이전을 하는 것을 거부하자, 대기발령, 무급휴직 등의 조치가 취해졌고 현재 충북 괴산으로 발령이 난 상황이다.

 오가닉클러스터 경영진은 2017년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성격이 다른 사업을 운영하면서 전문성 부족과 서비스질 저하가 발생해 사업을 전문성을 갖춘 업체에 넘기겠다”고 결정, 시네마, 조물락, 꼼지락을 지리산씨협동조합에, 식당/카페, 비어락하우스, 맥주공방을 오가닉메이커협동조합에, 미화업무를 인스케어코어에 2018년부터 위탁했다. 경영진은 이런 전문화가 일반기업의 아웃소싱과는 다른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 기업 모두 경영진이 밝힌 전문성, 효율성을 목적으로 한 위탁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리산씨협동조합은 주로 ‘여행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이었고,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을 주업으로 한 오가닉메이커협동조합은 2018년 2월에 인가가 난 신생 기업이며 인스케어코어의 경우 청소업 전문업체이긴 하나 구례나 전남에 연고나 사업실적이 없는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기업이다.

 한 연구원은 “협동조합의 혁신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경영과 생산의 창조성을 높이며, 노동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작업장 문화를 바꾸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협동조합의 협동, 소유노동의 발전, 노조할 권리’의 3박자 협약을 문제 해결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노조 본조, 아이쿱본조 협의를 통해 공공운수노조 표준단체협약을 조합원 소속 사업주 전원과 집단적으로 체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3박자 협약’을 위한 자연드림파크 TFT 출범 (오가닉클러스터, 입주기업 사업자 중 몇 명, 아이쿱본조, 공공운수노조 광전지부, 노사관계전문가단체, 협동조합전문단체 등) ‘3박자 협약’의 초안 제출(작업장 혁신, 노동자 경영참여, 집단적 노사관계 안정화 방안 등). 고용노동부 관련부서, 구례군, 청와대관련 부서 등을 참여시켜 정부 일자리위원회 차원에서 사업화도 추진 △입주기업 전체의 합의를 거쳐 ‘3박자 협약’ 발표, 아이쿱차원에서는 소유노동 업그레이드, 공공운수노조 차원에서는 지역단체협약의 롤모델로 만들어 내는 방안이다.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복합트라우마 문제를 제기한 광주근로자건강센터도 문제 해결읠 위해선 지속적인 심리적 지원 등 관리 뿐만 아니라 노사 간 극단적인 대립을 중단하고, 상생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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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구례자연드림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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