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시장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 마련” 지시
작년 전국 60여 곳 도입, 3100억 원 규모 발행
민간 가맹점 발굴·확대 관건, 광주시 “성과 방안 모색”

▲ 유럽(위)과 국내에 도입돼 운영되고 있는 지역화폐 관련 이미지.<광주전남연구원 제공>
광주시가 자금의 지역 내 순환을 위한 방안으로 지역화폐 도입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지역화폐의 활용처 확보가 성공의 필수 조건으로, 무엇보다 민간 영역에서 지역화폐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지원 전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만의 지역화폐 도입을 위해 타 지자체의 운영 사례, 행정안전부의 연구용역 결과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9일 간부회의에서 “광주의 돈이 외부에 유출되는 것도 광주지역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것의 큰 원인 중 하나다”며 “역외로 유출되는 돈이 2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광주의 돈이 광주에서 계속 순환되게 할 것인가 해서 나온 아이디어가 지역화폐다”며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광주전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지역화폐 개념의 지역상품권을 발행 중인 시·도·군은 총 60곳이며 조폐공사를 통해 발행된 지역화폐 규모는 3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역화폐는 지역상권 활성화 및 공동체 강화를 취지로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고, 해당 지자체의 행정구역 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프랑스 솔비올레트 프로젝트, 독일의 킴가우어, 일본 지역화폐 등이 대표적 활성화 사례다.

국내에선 성남시가 성남사랑상품권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데, 청년배당, 생활임금과 최저임금의 차액, 아동수당 등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 바 있다.

서울시 노원구는 세계 최초 블록체인 지역화페인 ‘지역화폐 노원(NW)’을 자체 개발했고, 제주도에선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 전용 지역상품권인 ‘제주사랑상품권’이 지난 2006년 9월부터 발행됐다.

강원도의 ‘강원 상품권(Gang Won)’, 강원도 화천군의 ‘화천사랑 상품권’ 등도 대표적인 지역화폐다.

경기도 양주시, 안산시, 시흥시, 충북 온천군 등 약 10곳이 향후 지역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광주에서도 일부 마을이 자체적으로 지역화폐를 도입하는 등 시도는 있었지만 제대로 안착한 곳은 없었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지역화폐의 개념으로 가칭 ‘고향사랑 상품권’ 이용 활성화를 위한 법률 제정 및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고향사랑 상품권의 경제적 효과분석 및 제도화 방안’ 연구를 통해 각 유형별 지역화폐 모델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 결과 대도시나 광역시도 보다는 주민의 지역 애착도와 공동체성이 높은 농촌, 산촌, 어촌 등 지방 소도시에서 보다 도입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주민의 타지역 구매 대체효과, 관광객의 지역 내 구매 촉준, 내부 순환 등의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많은 지역화폐들이 지자체 소관 예산으로 지급하는 인센티브, 포상금 등을 대체하는 것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광주전남연구원 김진이 책임연구위원은 광전리더스 INFO ‘고향사랑 상품권 도입 증가에 따른 지역의 대응방안’을 통해 “현재 공공기관이나 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상품권 판매 방식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판촉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간 가맹점 발굴 및 확대와 더불어 소외계층 지원 자립, 관광, 문화, 레저, 예술 활성화, 골목상권 등 다양한 특화형 상품권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역화폐의 신뢰성 확보와 부정유통 예방책, 블록체인, 핀테크 기술, 전자상품권 등 다양한 유형의 지역화폐 도입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한국조폐공사와 함께 볼록체인과 클라우드 기반의 지역상품권 운영시스템을 설계해 2019년부터 시범운영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광주시는 이러한 내용들을 면밀하게 검토해 지역화폐 도입 및 운영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날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관 광주시 일자리경제국 업무보고에서 김점기 광주시의원은 “1999년 이후 전국 60개 지자체에서 지역화폐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견해가 있다”며 “남구도 전통시장상품권을 발행했지만 잘 유통이 되지 않았다. 광주시도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환 광주시 일자리경제국장은 “광역 단위에서 지역 소상공인 육성 등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있어 살펴보고 있다”며 “여러 내용들을 잘 살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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