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비정규직 일자리 중 청년 노동자가 71.4%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동자 대상 실태조사

“만성적 인력 부족에도 비정규직 일자리로 돌려막기”

보건의료현장의 비정규직 일자리 중 20~30대 청년 노동자가 71.4%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건의료산업이 청년 비정규직 일자리만 양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는 보건의료노조의 의뢰에 따라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2개월에 걸쳐, 전수조사의 방식으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5만7303명(2018년 1월 기준 가입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 이 중 설문에 응답한 2만 9620명(응답률 52%)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여 보고서를 발표했다. 19일 보건의료노조는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중 ‘보건의료현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근로조건 실태’와 관련된 결과를 공개했다.

보건의료현장의 계약·임시직, 단시간·파트타임, 파견·용역·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전체 비정규직 응답자 2350명 중 20~30대 청년노동자가 1656명으로 71.4%를 차지했다.

▶전체 청년층 비정규직 비율 보다 월등히 높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연령대별 응답자 분포에서 20대 일자리가 전체의 35%(1만 269명)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 비정규직의 20대 연령층만 떼어보면 56.1%(1302명)으로 전체 비정규직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20대가 차지했다. 이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결과(2017.8)에서 20대 청년층이 전체 비정규직의 17.8%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한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도별 추이에서 59세 이하 노동자 중 청년층의 비정규직 비율이 유일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보건의료산업 일자리의 질적 저하가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건의료산업의 만성적인 인력부족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대신 비정규직 청년일자리로 돌려막기 해왔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최저임금 위반 소지도 있어”

조사 결과 비정규직 일자리 임금 분포에서 계약·임시직 응답자(총 1783명) 중 최저임금 위반 소지가 있는 연 근로소득 1650만 원 이하에 12.1%가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500만 원 미만의 연 근로소득자가 전체 비정규직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최저임금 구간인 연 2000만 원 미만 비율에서는 단기근로·파트타임 노동자의 절반이상인 55.4%가 분포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파견·용역·하청 노동자는 그 보다 많은 56.8%가 해당됐다. 또 계약직·임시직은 열악한 근무조건 및 노동강도(31.7%)와 낮은 임금 수준(23.2%)을 주된 이직 고려사유로 꼽았다.

▶숙련성 요구되는 일자리에도 비정규직

이들 비정규직 일자리의 근속기간 역시 1년차가 43.8%, 2년차가 27.2%로 전체 비정규직 일자리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의 안전을 다루는 직무나 장기 환자와의 유대가 필요한 직무 등 숙련성이 요구되는 직무인 치과 위생사엔 27.5%, 의무기록사 17.5%, 작업치료사 17.0%, 물리치료사 12.3%, 간호조무사 8.5%, 임상병리사 8.8%, 방사선사 7.9%가 계약직·임시직이었다. 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고려하면 드러나지 않은 환자안전과 연관된 일자리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실태조사 결과 정규직 일자리와 비정규직 일자리에서 크게 임금과 고용보장에서의 차별이 있고, 비정규직 간에도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간 주로 임금을 매개로한 차별이 있음이 드러났으며 또한 그 같은 차별은 세대 간 격차와 함께 나타나고 있다”면서 “환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직무 외에도 보건의료산업의 모든 직무는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담보하는 인력으로, 일자리의 지속과 불안정 노동으로부터의 탈피가 국민건강권 향상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보건의료산업에서의 청년·여성의 비정규직 일자리가 가장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공짜노동, 태움·갑질, 속임인증, 비정규직을 퇴출하기 위한 4out 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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