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대물림 차단”
아동청소년 교육 훈련 직접 지원
광주 두암동 포함 전국서 시범사업…
계속성 시험대

 19살 여고생 은영(가명)이의 장래 꿈은 메이크업 아티스트입니다. 미용학원에 다녀야 하는데, 가정 형편이 안됐습니다. 할머니·엄마와 함께 사는 은영이네는 기초생활수급가정으로, 한 달 수강료만 수십만 원에 달하는 미용학원은 언감생심이었던 겁니다. 그러다 희망플랜을 만났습니다. 은영이는 지금 학원비 걱정없이 3년째 미용 기술을 익히고 있습니다. 덕분에 공연예술분장사 2급, 메이크업 국가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국제뷰티예술대전서 금상, 전남도지사배 미용예술경기대회에서도 금상을 수상하는 실력파가 됐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은영이 엄마 역시 같은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바리스타 학원을 다녔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카페에 취업했습니다. 은영이네는 말합니다. “희망플랜으로 우리 가족은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희망플랜이 뭘까요?

 빈곤의 대물림, 그 순환고리를 끊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밥값을 주기보다, 밥벌이 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게 돕는 것입니다. 빈곤가정 아동·청소년들의 경우 자포자기 상태에 빠질 확률이 높은데, 이게 기회 박탈로 이어져 빈곤이 심화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14~24세 성인이행기에 있는 아동·청소년과 그 가정이 지원 대상입니다. 단 특정 지역, 빈곤 가정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학원 연계’등 자기 계발 후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금을 재원으로 한 공모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사회복지관협회가 희망플랜 사업의 주체입니다. 중앙센터를 정점으로 전국 11곳에 지역센터를 두고 3개년에 걸쳐 시행되고 있는 사업입니다. 광주에서 이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무등종합사회복지관(무등센터)으로, 관할인 두암동을 사업대상지로 하고 있습니다.

 2016년 시작됐으니 2017년에 이어, 올해가 사업 마지막해입니다. 애초 시범사업 성격으로 출범한 것이어서, 지속 여부는 3개년도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올해말 결정될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사업의 성과 평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애초 출범 당시 이 사업이 내세운 목표가 있습니다.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족’ 감소입니다. 취업 연령 가운데 미혼이나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가사일도 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안할래!”하는 이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선 20대 청년의 니트족 규모가 138만 명이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 상태나 빈곤 가구일 경우, 열악한 가정환경과 낮은 학업 능력으로 인해 니트족이 될 확률이 1.6배 높다고 합니다.

 희망플랜이 이같은 니트족에게 어떤 기회를, 얼마 만큼 제공했느냐가 중요합니다.

 광주 무등센터(무등사회복지관)의 사업 대상지인 두암동 지역 기초생활수급자는 600여 가구(2016년 기준)로, 이들 가정의 아동청소년(14~24세)은 800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희망플랜 광주 사업 대상자 규모입니다. 이들 중 현재 희망플랜 지원을 받고 있는 아동·청소년은 100명입니다. 전체 대상자의 1/8수준입니다.
 
▲“특정인 몰빵” 형평성 문제 극복해야
 
 이들 100명은 3년여 동안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 지원을 받았습니다. ‘학원 연계’ 방식인데, 일인당 월 40여만 원 상당의 수강료를 지원받은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은영이처럼 메이크업 기술을 배우기고 하고, 다른 이들은 요리·기술·미용·어학 능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 계발을 하고 있습니다.

 지원대상은 아동·청소년에 그치지 않고, 이들 가정의 부모에게도 적용됩니다. 가족을 대상으로 코칭, 사례관리, 경제활동지원프로그램, 가족기능강화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빈곤 대물림’을 차단하기 위해선 부모의 경제적 능력도 향상시켜야 한다는 인식에서 다차원적인 지원을 펼친 겁니다.

 이처럼 수혜자 관점에서 보면 희망플랜은 말할 수 없이 좋은 프로그램이며, 지속돼야 할 사업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반면 지원 대상이 아닌 이들은 형평성 문제를 거론할 수 있습니다. 특정인에게 ‘몰빵’하는 복지,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지 않을 수 없어서입니다.

 희망플랜의 지속 여부는 바로 이 지점에 대한 인식차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3개년 동안 지원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 100명의 사례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 사업의 직접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은영이네 같은 사례가 많다면 ‘쪽집게형 복지’에 대한 설득력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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