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제인가, 현대차그룹 내부 문제인가?
골든타임 임박…현대차 투자 최종협상 주목

▲ 지난 6월 현대차 실무자들이 빛그린산단을 찾아 완성차공장 설립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광주시 제공>
 광주형 일자리 추진의 핵심 전제인 현대자동차의 투자 유치가 2~3일 내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협약서 안에 대한 일부 이견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의 총력 지원 의지라는 호재와 현대차 노조의 강한 반발이라는 악재가 겹치는 속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사활을 건 광주시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주목되고 있다.

 ‘완성차공장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투지유치추진단’의 공동 단장을 맡고 있는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6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차와의 협상 진행 상황을 밝혔다.

 이 부시장은 투자협약서(안)과 관련해 “현대차와 2~3가지 내용에서 이견이 있다”며 “현대차와 노동계가 서로 받기 어려운 사항이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견차가 있는 내용에 대해선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다만, 일부라도 서로 수용이 가능하다면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일 첫 회의를 가진 추진단은 7일 2차 회의를 갖고 진행상황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다. 협상팀 구성을 일임받은 광주시는 8일쯤 추진단 2차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현대차와의 마지막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이게 사실상 ‘최후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시장은 “국회 예산 심의 일정, 복지 프로그램 등을 고려하면 이번 주 중에는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어떤 식으로든 이번 주내 결판”

 어떤 식으로든 이번 주 안에는 결판을 내겠다는 것이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에서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초당적 지원에 합의했다.

 광주시 입장에선 한층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경영승계, 서울 옛 한전부지 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인허가 등 현대자동차 그룹 내 현안이 어떻게 풀리느냐가 광주 투자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2014년 9월 한전부지를 사들이는데 10조5500억 원을 쏟은 이후 GBC 인허가 지연으로 매년 수천억 원의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도 이를 겨냥한듯 광주형 일자리를 두고 “제2의 한전부지 사태로 규정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의 실적 악화와 이사회의 부정적 여론 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대차 노조를 비롯한 노동계의 반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1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광주형 일자리 저지를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결의한 현대차 노조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형 일자리가 현대차는 물론 한국자동차산업 전체의 위기를 가속화시킬 것이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광주의 일부 시민단체가 이날 직접 울산 현대자동차를 찾아가 현대차 노조의 협조를 호소했지만, 노조의 반발은 여전했다.
 
▲이용섭 시장 “각계 대승적 결단” 촉구

 앞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도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황. 당장 현대차와의 투자협약이 ‘발등의 불’인 광주시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 투자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이용섭 시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한 각계의 대승적 결단을 호소했다.

 이 시장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해소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치유책이다. 만약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며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현대차 노조 등에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빛그린산단 내 연간 10만 대 생산 규모의 완성차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규직 1000여 명을 포함 협력업체 등까지 최대 1만20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광주시와 현대차, 지역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독립 신설법인을 만드는데, 총 7000억 원의 투자규모 중 자기자본 2800억 원의 21%인 590억 원을 광주시가, 19%인 534억 원을 현대차가 투자하는 것이 그동안의 합의된 내용이다. 생산차종은 가솔린 경형SUV가 거론돼 왔다.

 임금은 기존 자동차공장 직원들 연봉의 절반 수준인 평균초임연봉 3500만 원(주 44시간 기준)을 주는 대신 주거와 교육, 복지 등의 혜택을 제공해 연봉 9000만 원 수준의 사람의 질을 맞춰주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광주시를 찾아 광주형 일자리 관련 복지 사업에 2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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