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 조대영 영화판 사랑 분투, 고민…
‘영화, 롭다’ 출판기념회, 저자와 대화

▲ 지난 5일 오후 7시 광주독립영화관(GIFT)에서 ‘영화, 롭다’의 출판기념회를 가진 영화인 조대영 씨.
 “그가 ‘광주는 영화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한 말이 충격이었습니다. 그는 영화가 전부인 사람, 특히 광주에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광주 영화판에서 조대영 씨의 ‘영화 사랑’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런 그가 8년 간 본보에 실어온 영화 단평들을 책으로 엮어 출판한 날.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 김지연 이사장은 그가 했던 말 한 마디를 다시 곱씹었다.

 “처음엔 가슴 아픈 말이었어요. 그런데 오늘 저는 확신합니다. 조대영이 영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광주가 영화를 사랑하는 것과 같다고요. 그는 한 개인이어도 영화라는 보물로 광주의 영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으니까요.”

 지난 5일 오후 7시 광주독립영화관(GIFT)에서 영화인 조대영 씨의 첫 책 ‘영화, 롭다’의 출판을 축하하는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그의 가족과 지인, 지역 문화계 종사자 등이 참석해 축하의 의미를 더했다.

 책 ‘영화, 롭다’는 조 씨가 본보에 2011년부터 연재했던 영화평을 중심으로 묶은 130편의 영화단평 모음집이다.

 이날 열린 출판기념회에선 그의 영화인생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호모 시네마쿠스(최성욱 감독)’도 50여 분간 상영됐다.

 카메라는 1991년 방위병 시절 시작된 영화읽기 모임 태동부터 지금까지 영화 토론 모임을 지속하고 있는 그의 일상을 쫓아간다.
 
▲다큐 ‘호모시네마쿠스’ 상영회

 그는 따로 월세를 내고 건물 두 곳 지하 공간에 그동안 모은 5만 여 개의 비디오테이프, 2만 여권의 책과 2000여 장의 DVD를 보관 중이다. 유일무이한 영화 보물 창고인 셈.

 언젠가 영화 도서관과 같은 아카이브를 만들고픈 그의 꿈이 담긴 업적들이다.

 그동안 숱하게 영화를 보고, 영화평을 해 온 조 씨는 이날 영화 주인공, 책의 저자로서 무대에 올랐다.

 “영화에 나왔다시피 어머니와 아내가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어요. 영화에 미쳐 사는 저를 포기하지 않고 거둬준 아내입니다. 무려 20년이네요. 어머니께선 아들이 영화 보고, 비디오 사는데 뒷바라지 해주셨습니다.”

 언제나 생활보다는 영화가 먼저인 그에게 지난 28년간의 영화인생에서 가장 고맙고 미안한 존재는 가족이다. 그는 쑥스러워하면서도 무대 위에서 어머니를 향해 큰 절을 올렸다.

 행사 진행을 맡은 지역 문화콘텐츠 그룹 ‘잇다’의 이순학 대표가 본격적으로 책 내용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기존의 영화 관련 책들은 특정 층을 겨냥한 경우가 많아요. 저는 독자층을 넓게 보고 있어요. 대중영화 관객층이 본 영화들도 제법 실었거든요. 본 영화니까 반가우실 거고, 자연스레 다른 영화들도 접하시리라 기대해요. 영화에 관한 일반상식서라고 볼 수 있어요.”

 책 ‘영화, 롭다’ 목차 1부는 익숙한 대중영화들이 엮였고, 2부에선 그가 존경하는 감독의 작품들을 묶어 ‘감독의 이름’으로 엮었다.

 3부에선 개봉 틈틈이 보고 기록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소개되고, 4부는 ‘독립영화 만세’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유명하진 않아도 독립영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 소개됐다.

 5부는 ‘소설과 영화 사이’로 원작 소설에서 영화화한 작품들, 6부에선 ‘오월과 영화’를 주제로 광주 5·18을 담아낸 작품들이 실렸다.

 특히 책 말미엔 그가 지난 10년간 해마다 뽑은 영화 ‘베스트 10’ 목록도 공유됐다. 또한 그와 영화로 연을 맺은 20년 지기 김형중 조선대 교수의 발문으로 그의 책 마지막 페이지가 장식됐다.

지난 5일 오후 7시 광주독립영화관(GIFT)에서 영화인 조대영 씨의 첫 책 ‘영화, 롭다’의 출판을 축하하는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분투하고 있지만 계속 하고 싶다”

 “부디 이 책이 눈 밝은 사람들의 눈에 띄어 주기를 바랍니다. 제 첫째 아들이 내년 대학에 들어갑니다. 아이가 셋 있어요. 가계를 해결하지 않고서 영화인으로 살기란 만만찮습니다. 많은 분들이 책을 읽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분투하며 지켜온 광주의 영화판, 이곳에 계속 남고픈 그의 바람과도 같다.

 조대영 씨는 1991년 방위병 시절 영화동아리 ‘굿펠라스’를 조직해 활동한 것이 영화와 깊은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90년대 중후반 수십여 차례의 영화상영회와 영화강좌를 개최했다. 2007년 개관 멤버로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일했고, 2012년부터 광주독립영화제를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원작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서 읽고 보는 모임인 ‘20세기소설영화독본’과 ‘무소영(무등도서관에서 소설과 영화를 만나다)’을 수년 째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광주독립영화관의 프로그래머로 활동 중이다.

 ‘광주드림’에 정기적으로 영화평을 쓴 글을 중심으로 묶어 낸 ‘영화, 롭다’는 조대영의 첫 번째 영화책이다.
문의 062-520-8000.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출판기념회에서 책 ‘영화, 롭다’를 구입하고 있는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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