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훈장 대리 수상 손녀 김보나 씨 수상소감서 밝혀

▲ 일제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30년 넘게 투쟁해 온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이 1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에서 개최한 세계인권선언 71주년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가운데, 투병 중인 이금주 회장을 대신해 상을 받은 손녀 김보나 씨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국가인권위원회 제공>
 “할머니(이금주 회장)와 일제 피해자들이 요구한 건 위로금이 아닌 진정어린 사죄였습니다.”

 10일 서울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71주년 기념식에서 이금주(李錦珠.1920)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가운데, 이금주 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손녀딸 김보나 씨가 밝힌 수상소감이다.

 김 씨는 “일제 피해자들의 대일소송이 가능토록 해준 송두회 회장, 일본의 변호사들과 양심있는 시민들에게 감사한다”며 “한일협정 문서 공개를 결정한 고 노무현 대통령님, 일제 피해자들을 위해 나선 국내 활동가와 시민들, 일본 무역보복에 맞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선언해 준 문재인 대통령님, 일본 불매운동을 함께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국민훈장이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걸었던 할머니가 드디어 화답을 받으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사실을 인지하신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지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 이금주 회장이 광주 생활을 정리하고 거쳐를 옮길 당시 광주유족회 회원인 일제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감사와 사죄 말씀을 드리지 못했던 게 너무나 한이 된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자로 결정된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 대신 10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손녀 김보나 씨가 국민훈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훈장증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김 씨는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할머니와 일제 피해자들이 30년간 대일 활동을 하시면서 내내 요구했던 건 위로금이나 기금이 아니다”며 “일본의 공식적이고 진심어린 사죄와 정정당당한 법적 배상, 아직 일본에 남아있는 일제 피해자들의 임금을 완전히 환수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를 통해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일제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한·일 기업들의 ‘자발적’ 출연, 국민들의 성금으로 기금을 조성, 그동안 소송에 참여했거나 소송 참여가 예상되는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해법안을 추진하고 나선 것을 꼬집은 것.

 끝으로 김 씨는 “할머니와 일제 피해자들의 떳떳하고 정정당당한 요구가 관철될 수 있게 국민 여러분이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회복을 위해 7건의 대일소송과 80여 차례 일본을 방문한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이금주 회장에게 올해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모란장)을 수여했다.

 인권위는 이금주 회장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권리회복을 위한 큰 주춧돌을 남겼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