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 광주 후보들 ‘호남 대통령’ 마케팅
대놓고 “이낙연과 특별인연”…사진걸기도

▲ 광산구 우산동에 있는 김동철 광산갑 국회의원 후보(현 국회의원) 선거사무소 외벽에 걸린 현수막. 민주당의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의 사진과 함께 ‘뉴DJ시대 개막! 50년 막역지기 김동철·이낙연’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4·15 제21대 총선 광주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독주를 막겠다고 나선 민생당이 정작 민주당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활용한 선거전을 펴고 있다. 이른바 ‘호남 대통령론’의 적임자로 이낙연 전 총리를 지목한 것.

 지금의 민주당은 ‘친문 세력’이 득실대니 호남에서 민생당을 선택해야 이후 민주당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이낙연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는 기적의 논리(?)다.

 광주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민생당은 너도나도 ‘호남대통령’을 주장하고 있다.

 서구을 천정배 의원은 26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호남 출신 대통령을 만들 수 있는 적임자는 천정배”라며 “마지막 국회의원 도전을 통해 호남 대도약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호남 총리를 임명했고 그 분은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며 “다음 대선에서 호남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야만 광주와 호남이 수십 년간의 낙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호남이 민주당만을 ‘몰빵’한다면 민주당의 비호남 실세들은 호남표는 무조건 자기들 것이라고 여기고 자기 지역 인물을 대선 후보로 세울 것”이라며 “이번에 마지막으로 출마한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호남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총선 이후 민주-민생 손잡아야”
 
 광산갑 5선 국회의원에 도전한 김동철 의원은 대놓고 이낙연 전 총리를 선거전에 활용하고 있다.

 광산구 우산동에 마련된 선거사무소 외벽에 이낙연 전 총리와 찍은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내걸기까지 했다.

 이 현수막에는 ‘뉴DJ시대 개막! 50년 막역지기 김동철·이낙연’이라는 문구가 써졌다.

 김 의원은 이날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낸 입장문에서도 “총선 후 민주개혁세력 대통합을 주도해 명실상부한 호남집권 시대, 뉴DJ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자신이 이 전 총리와 4년의 시차를 두고 “중학교(북성중)·고등학교(광주일고)·대학교(서울대 법대)·국회의원(17·18·19대)까지 같은 길을 걸어온 ‘특별한’ 인연으로 50년 막역지간”임을 내세웠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국민의당 원내대표로서 이낙연 총리의 조기 인준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점도 강조했다.

 동남을 박주선 의원도 지난 23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민생당 광주 총선 후보 기자회견에서 “이낙연 전 총리의 인준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었다.

 민생당은 호남에서는 민주당과의 경쟁하지만 전국적으론 민주당과 연대와 협력을 하는 관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루고 2년 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호남 재집권’을 주장한다.

 민생당은 이 연장선에서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를 적극 선거전에 활용하고 있다.

 ‘친문’ 또는 ‘비호남’이 민주당의 주도권을 장악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호남 출신의 이 전 총리가 이후 대선에서 힘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자신들이 이를 견제할 세력이 돼 호남 대통령, 즉 ‘이낙연 대통령’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상식밖 처절한 무리수” 지적
 
 김종배 민생당 광주시당위원장은 민주당의 광주 경선을 두고 “(민주당의)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호남 대권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사전포석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호남에서 민주당을 지지해야 하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병완 의원은 “총선 국면에서는 민주당과의 경쟁이 격해질 수 있지만 총선 이후를 생각하면 차기 민주개혁세력의 재집권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호남대통령 탄생을 바라는 호남민들의 열망을 고려하면 민생당과 민주당이 총선 이후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자당의 대권 주자도 아닌 민주당의 대권 주자를 앞세워 선거전을 펼치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이 전 총리와 찍은 사진이 큼직하게 들어간 김동철 의원 선거사무소 외벽 현수막을 보면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많았다.

 국민의당 분열 사태 후 싸늘하게 식은 지역 민심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민생당이 승부수로 내건 ‘이낙연’ 마케팅이 오히려 “처절한 무리수”라는 눈총을 사고 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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