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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2017]현장실습생·집배노동자·버스노동자…올해도 죽음의 행렬
노동 현장 적폐 여전
황해윤 nabi@gjdream.com
기사 게재일 : 2017-12-29 06:05:02
▲ 지난 9월 서광주우체국 앞에서 열린 우정사업본부·고용노동부 규탄 기자회견 모습.

 촛불 이후 정권은 바뀌었지만 노동자들의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윤을 위해 안전을 내팽개친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계속됐다. 사용자들은 여전히 더 싼 값으로 더 많은 시간의 노동력을 얻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고 그 결과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한 채 저임금과 해고의 불안 속에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놓여 있다. 거리에는 여전히 농성을 하고 광고탑에 오르고 단식을 하는 노동자들이 머문다. 박근혜 퇴진을 외쳤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다. 노동 적폐는 여전하고 달라진 것은 없다.

 연초부터 현장실습생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이 전해졌다. 1월22일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 노동자 홍수연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났다. 홍 씨는 현장실습제도 취지에 반하여 과도한 실적을 요구하는 등 업체의 압박에 시달렸으며 매일 고객들의 폭언에도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의 근로기준법 위반도 드러났다.

 같은 사건들은 반복해서 일어났다. 지난 11월9일 제주 특성화고 이민호 군이 음료 제조회사에서 현장실습을 받다 기계에 목이 끼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노동청 조사 결과 사망 사고가 난 업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드러났다

 지난 1월 전주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 이후, 100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산업체파견현장실습중단과청소년노동인권실현대책회의’는 “교육이라는 미명으로 행해지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은 제대로 된 취업도 교육도 아니며, 단지 열악한 노동조건 속으로 직업계고 재학생을 밀어 넣는 것일 뿐”이라며 산업체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광주지역에서는 버스 노동자가 시내버스 운전 중 돌연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7월24일 광주의 한 시내버스 업체 소속 운전기사가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신호 대기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급성 심근 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고 때문에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는 버스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버스노동자들을 무제한 연장근로로 내모는 근로기준법 59조 근로시간 특례업종 조항을 폐지하라 요구가 거셌다.

 한 집배 노동자의 자살 소식이 이어졌고 이 죽음 역시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맞닿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5일 “두렵다. 이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라는 짧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광주우체국 집배원 고 이길연(55) 씨. 고인은 8월 업무 중 교통사고 치료를 받던 중 사측의 출근 종용으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1주일의 요양 기간도 얻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이유는 조사 결과 결국 고질적인 인력부족과 그로인한 만성적인 장시간 노동, 관행화된 산재은폐에 닿아 있었다.

 청소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도 있었다.

 지난달 16일 오전 6시40분께 광주 남구 노대동 한 도로에서는 청소 업무를 하던 환경미화원이 청소차에 치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29일 또 다시 서구청 생활폐기물 수거 업무를 하는 청소노동자가 작업 중 청소차량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청소노동자들의 사고예방을 위해 새벽근무 폐지, 청소 차량 운전시 신호수 배치, 차량에 매달리는 행위 금지 등이 거론됐지만 결국 잇따른 청소 노동자들의 사고 역시 ‘인력 부족’ ‘과다한 업무량’이라는 지적이다. 지자체가 담당해야할 공공의 업무를 현재와 같이 ‘이윤’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민간에 위탁하는 형태로는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또 돌아 민간위탁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IMF 당시 비용절감을 목표로 추진된 민간위탁은 결과적으로 노동강도 강화로 나타나고 있고 안전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민간위탁’이 ‘적폐’폐’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자들의 ‘죽음’의 이면에 드리워진 노동현장의 ‘적폐’는 2017에도 여전하다. 2018년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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