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고용 운영·관리 총괄 맡겨
수완 중흥 1단지 2010년부터 운영

▲ 광산구 수완 중흥S클래스 1단지의 ‘택배센터’.
 광주 광산구 수완 중흥S클래스1단지 아파트(신가동) 경비실에선 택배 물품을 볼 수가 없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택배 차량이 오가지만, 주민들에 전달되지 못한 물품이 경비실에 쌓이는 일 자체가 없다.

 지난 15일 이 아파트의 한 경비 초소엔 이런 안내 문구가 있었다. “택배물품, 등기우편 등은 택배센터에서 취급합니다.”

 입주 초기인 지난 2010년 이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택배센터’를 만들었다.

 관리사무소는 “아파트 내 경비초소가 3곳인데 택배로 인한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초 입주자대표회의가 택배센터를 제안했고, 이후로 쭉 운영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 내 택배 물품 보관, 수령, 반품 등 ‘택배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이다. 밖에 나가 있어 택배 물품을 수령하지 못할 경우 물품은 곧장 택배센터로 이동한다. 내부엔 각 동별로 물품 수납 공간이 마련돼 있다. 물품 대장도 각 동별로 비치해 물품 보관 및 수령을 빠짐 없이 기록하도록 했다.

 이러한 택배센터 운영·관리는 모두 주민들의 몫이다.

 특히, 센터를 지키는 상주 인력을 두고 있는데 이 인력은 입주민 중에서 선발한다. 최저시급을 적용해 일한 택배센터에 상주한 시간만큼 임금도 지급한다. 덕분에 경비원들은 택배 업무를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 이날 재활용 업무를 하고 있던 한 경비원은 “아무래도 택배 일을 하지 않으니까 순찰이나 경비 등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택배 업무로 인한 택배 기사, 주민들과의 마찰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야말로 주민과 경비원들의 분업이 확실하게 돼 있는 것.

 택배 기사들도 “편하다”고 한다. “경비실을 돌아다니며 맡길 필요 없이 택배센터 한 곳에 맡길 수 있다”는 이유다. 벌써 8년째 택배센터를 운영해 오고 있는데, 부담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인력을 두고, 관리비에서 인건비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부턴 택배센터 운영시간을 오후 2시부터 10시(일요일 휴무)로 조정하긴 했다.

 하지만 “택배센터 운영을 그만하자”는 의견은 없다는 게 관리사무소 측의 설명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비용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택배센터 운영을 통해 입주민은 물론 경비원, 택배기사 모두가 편하게 본인들의 일을 볼 수 있다는 편리함이 더 크다”면서 “무엇보다 입주 초기부터 운영을 해오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 아파트만의 시스템으로 굳어져 운영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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