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장애인 등 유스퀘어터미널 기자회견 후 승차시도
“버스로 시외이동 불가”…‘평등?평화?평범’한 세상은?

▲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한 9일 오후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에선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주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30년만에 국내에서 올림픽이 열렸지만, “평창으로 가는 길이 막힌” 장애인들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일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한 9일 오후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에선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주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장애인들을 비롯해 장애인의 시외이동권 보장을 지지하는 광주인권지기 활짝과 정의당 광주시당, 노동당 광주시당 등 관련 단체, 기관들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들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올림픽과 또 다시 찾아온 명절에도 두 발이 묶여 있다”며 “평창을 넘어 평화와 평등이 있는 세상은 언제쯤 올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특히 이날 올림픽에 참여하길 원하는 장애인들이 강원도 원주행 버스표를 끊어 승차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에 “30년만에 열리는 올림픽과 뒤이은 패럴림픽 응원조차 하러갈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하나된 열정’을 슬로건으로 동계올림픽이 개막하지만, 교통약자들은 그 올림픽을 보러갈 수 없다”며 “2014년부터 터미널을 찾아 시외이동권보장을 외쳤는데, 올해도 같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버스타고 고향에 갈 수 없는 장애인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도 갈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번 설에도 고향에 가서 일가친척을 만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또한 이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제자리걸음인 장애인 기본권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이들은 “지난 1월30일 국회를 통과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에 버스 등에 ‘휠체어 탑승 장치’를 의무화 한 조항이 삭제된 채 통과됐다”며 “교통약자가 시외이동 버스를 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판 #me_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장애인들에게도 드러나지 않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다양한 차이를 이류호 한 폭력이 존재할 것”이라며 “누구도 폭력에 노출되지 않는 것, 그것이 평화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평등’을 주제로 인권지기 활짝의 정인경 활동가가 마이크를 잡았고, ‘평화’를 주제로 한마음자립생활지원센터에 전담비 활동가가, ‘평범’을 주제로 김은숙 활동가가 연대를 이어갔다.

평창을 주제로는 배영준 활동가가 “한달 뒤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 모니터링단으로 평창에 갈 예정”이라며 “시외, 고속버스 탑승이 안 돼 다른 활동가들과 버스를 대절해서 방문하게 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김지윤 활동가 역시 연대발언을 통해 “티브이에서는 올림픽 컬링 경기가 중계되는 것을 보면서도 오늘 이 자리에 와서 평창을 가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며 “장애인들도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가게 되는 세상이 평등하고 평화로운 세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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