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들. 왼쪽부터 강기정, 민형배, 양향자, 윤장현, 이병훈, 이용섭, 최영호.<가나다순>
 문재인 대통령이 느닷없이 광주시장 선거에 소환되고 있다. 이용섭 전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밝힌 ‘대통령 격려’ 발언이 빌미가 됐다.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였다”는 비판에 이 전 부위원장은 오히려 “대통령 덕담까지 선거에 악용하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13일 광주경제고용진흥원에서 진행된 이 전 부위원장의 광주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지역 정가에선 그동안 이 전 부위원장이 시장 출마 뜻을 대통령에 전하기 위해 면담을 원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면담 일정을 잡아주지 않는다” “대통령이 (이 전 부위원장 시장 출마에 대해)불만을 드러냈다” 등의 설이 돌았다.

 출마 기자회견 당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 전 부위원장은 “대통령과 나눈 얘기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지만 일부에서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어 대강 내용이라도 말씀드리는 게 시민들께 정확한 정보를 드리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마디로 얘기하면 대통령께서 선거 출마를 격려해주셨고, 저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고 밝혔다.

 또 “전부 다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동안 일자리 기반 마련하느라 고생많았다, 상대방 비방하거나 모함하지 말고, 모범적인 선거 운동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이런 당부 말씀도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광주시당 후보 5인 “대통령 선거에 끌어들인 것”
 
 이에 대해 강기정 전 의원, 민형배 광산구청장, 양향자 최고위원, 윤장현 광주시장, 최영호 남구청장(가나다 순)은 “현직 대통령이 실제로 공로를 치하, 출마를 독려, 승리를 기원했다고 비쳐지는 것으로서 대통령의 선거 중립의무 위반을 공공연히 암시하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부위원장을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인 ‘6·13지방선거 적폐 1호’”라고 비판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평소 소신으로 볼 때 이러한 발언을 있을 수 없다”고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영호 남구청장은 지난 19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전 부위원장이 밝힌 발언 내용이 사실일지는 알 수 없지만 설사 그런 내용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 할지라도 대통령 선거 중립 의무를 고려하지 않고 본인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이용하고 활용한 것이다”며 “사실이 아니라면 허위사실 유포기때문에 후보 자격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 선거 전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양향자 최고위원 역시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사직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문 대통령께서 출마를 격려했다’고 발언하는 것은 공직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의식을 의심케 한다”고 이 전 부위원장을 비판했다.

 야권도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용섭 “유언비어 두고 볼 수 없어, 선거 악용하지 말라”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20일 의원총회에서 “대통령께 격려도 받았고 용기도 받았다는 이 전 부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진위여부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선거 중립 의무 위반, 격려 발언의 진위 여부 등의 논란이 되자 이 전 부위원장은 “상대 후보들의 여러 억측과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 확산되면 시민들의 알권리를 훼손시키고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자 질문에 대해 있는 사실 그대로 간략히 말씀드린 것뿐이다”고 진화에 나섰다.

 지난 1월25일이라는 구체적인 면담 시기까지 제시하며 “대통령이 덕담 수준으로 말씀을 해주셨다. (격려 발언은)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정책 성과를 폄훼하고 대통령 덕담까지도 선거에 악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광주시장 선거에서 대통령 말씀을 악용하는 것은 민주당, 대통령, 광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공을 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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