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서 5·18 전야행사 ‘시민난장’ 진행

▲ 17일 금남로 5·18전야행사에 붙은 전두환 사진을 한 광주시민이 짓밟고 있다.
17일 오후 광주 금남로 차없는거리에서 제38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 ‘시민난장’이 열렸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마련한 전야행사 중 하나인 시민난장에는 1980년 당시 세워져있던 전국체전 아치를 재현한 ‘민주의 문’을 중심으로 시민단체들이 마련한 30여 개 부스가 시민들을 맞았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한 무리의 사진이었다.

17일 금남로 차없는거리에서 5·18전야행사 시민난장이 진행됐다.

▲금남로 한가운데 전두환 사진 붙어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는 ‘5·18 진압 적극가담자 인명사전’을 행사장 중앙 도로 위에 붙였다.

여기엔 이희성 육군참모총장, 황영시 육군참모차장, 정호용 특전사령관, 이학봉 보안사 대공처장, 박준병 20사단장, 전두환 보안사령관, 최세창 3공수여단장, 신우식 7공수 여단장, 최웅 11공수여단장, 서의남 505보안부대 대공과장 등 10인의 사진이 붙었다.

광주시민들은 특히 전두환의 사진 앞에서 한참을 머물며 분통을 터트렸다.

“감옥가라”, “구속하라”, “천하의 몹쓸 ” 등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튀어나왔다.

광주시민 최태주 씨는 “지금이라도 전두환을 구속해야 한다”며 “죄를 지은 사람에게 합당한 벌을 해 정의를 세워야 법도 바로세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가던 일부 시민들은 전두환 사진을 수차례 밟으며 지나가기도 했다.

가장 가운데, 가장 크게 붙은 전 씨의 사진에는 구두자국이 선명했다.

광주 동구 대인동에 사는 이용섭 씨는 “전두환 얼굴을 보면 너무 화가 나 TV를 보다가도 채널을 돌려버린다”며 “너무 분통이 터져 사진을 밟고 지나갔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세월이 많이 지났고 전두환은 양심이 있다면 죽기전에 광주시민들에게 미안하다고 말 한마디라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월어머니집 등 단체들은 5·18주먹밥을 만들어 시민들과 나눴다.

▲‘대동정신’ 5·18 주먹밥 등장

5·18민중항쟁 당시 시민들 손에서 만들어져 수많은 시민들의 허기를 책임졌던 주먹밥은 올해도 등장했다.

오월어머니집, 광주엄마가달린다, 5·18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노동·실업광주센터 등 단체들은 부스 하나씩을 잡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주먹밥을 제공했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참기름으로 감칠맛을 낸 뒤 김으로 감싼 주먹밥에 단무지 하나를 올려 만든 주먹밥이었다.

5·18 희생자 고 장재철 씨 어머니 김점례 씨는 “1980년 5월 당시에는 이렇게 김이랑 단무지 같은 것도 없었다, 지금은 좋아진 것”이라며 “죽은 아들을 생각하면, 주먹밥만 봐도 가슴이 미어지지만 이렇게 나와 시민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주먹밥은 등장하자마자 시민들의 발길을 잡아끌었다.

주먹밥을 먹기 위한 시민행렬은 끊이지 않아 기다랗게 줄이 늘어졌다.

광주 남구 백운동에서 온 손민순 씨는 “5·18전날, 금남로에 오면참담하고 숙연한 마음이 든다, 슬프다”면서도 “그래도 많은 사람들과 금남로도 누벼보고 사회 문제들도 보려고 나온다, 특히 매년 변하지도 않고 ‘5·18정신’의 맛을 맛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시민난장 한쪽에는 남북평화를 기원하는 판문점 선언 포토존이 마련됐다.

▲각종 사회문제·평화통일 염원 부스 마련

시민난장에선 이외에도 각 단체들이 준비한 30여 개 부스들이 저마다 주제를 갖고 시민들을 맞았다.

5·18퀴즈, 오월여성, 삼청교육대 실상 알리기, 주먹밥 나눔 등 5·18 미완의 과제를 알리는 부스 뿐 아니라 4·3 진실규명, 세월호 진실규명,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찾기, 노동조합 할 권리 등 다양한 사회의제들이 다뤄졌다.

특히 올해는 평화로 향해가자는 38주년 5·18기념행사의 주제 ‘불어라 오월의 진실, 불어라 평화의 바람’에 맞춰 남북평화를 다루는 부스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금남로 중앙에는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세워지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됐다.

이외에도 찾아가는 이동 통일관, 북한 물품 전시 및 영화 상영, 통일 놀이터 등 각종 체험행사들이 시민들을 맞았다.

한편 금남로 한쪽에선 광주지역 음악가들이 진행한 거리공연이 진행됐고, 오월풍물단은 금남로 일대를 돌며 ‘오월풍물굿’을 진행했다.
김현 기자 hyun@gjdream.com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가 도로에 붙인 ‘5·18 진압 적극가담자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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